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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30 (일)

자괴감 토로한 표창원, "'조국 사태'로 인간적 한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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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집권당, 피해·위기의식 넘어서야"

[이데일리 장영락 기자] 20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인터뷰를 통해 ‘조국 사태’ 등을 거치면서 느꼈던 자괴감을 토로했다.

표 의원은 1일자 한국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총선 불출마 선언 배경 등을 전했다. 이 과정에서 표 의원은 민주당 내부에 형성된 경직적인 문화 등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이데일리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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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의원은 특히 조국 전 법무부장관 임명 사태를 거치면서 곤란을 많이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제 의견이 있어도 제시했을 때 당이 곤혹스러워 할 이야기를 할 수 없었다”며, “모두가 공격하는데 나마저 그렇게 함으로써 후보와 당이 궁지에 몰리는 상황이 인간적 한계로 느껴졌다”고 고백했다.

그는 “내부의 적 같은 모습은 될 수 없었다. 자괴감은 계속 들었다”며, “가열찬 공격이 들어오는데 혼자 광야에 내던져진 것 같은 후보자가 있었다. 내가 볼 때도 문제는 있는 것 같은데, 결과적으로 나마저 공격하기는 어려웠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표 의원은 조 전 장관 임명 과정에서 각종 의혹을 제기하는 야당 의원들에 맞서 비교적 조 전 장관을 옹호하는 의견을 전한 바 있다.

다만 표 의원은 “당에 구조적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최대한 객관적으로 말씀 드려도 당은 민주적”이라면서, “관행과 문화와 역사의 문제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표 의원은 “사석에서 어떤 우려를 해도 집합적 목소리로 내지 않은 배경에는 상처, 트라우마가 있다. 과거 분열로 힘들었던 상처, 그로 인해 노무현 대통령을 잃었던 기억이 있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그간의 정치사에서 민주당계가 겪어야했던 ‘핍박의 역사’가 자성의 목소리를 내기 어렵게 한다는 것이다.

표 의원은 “정말 웬만하면 굳이 불필요하게 분란을 일으켜선 안 된다는 정서가 있다. 그 부분을 잘 건드려주는 것이 박용진, 금태섭 의원”이라면서 “저도 반성을 많이 한다. 피해를 끼치고 싶지 않다는 마음 때문에 제 역할을 못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표 의원은 “당을 위해서 집단사고, 그룹싱킹은 위험하지 않느냐”며, 맹목적인 집단주의를 거듭 경계했다. 그러면서 표 의원은 당에 바라는 몇가지 사항도 전했다. 그는 “극복되었으면 하는 건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피해의식”이라면서 “당 대다수 구성원은 과거에 피해자 입장이었다. 국가보안법, 집회시위법, 종북몰이, 색깔론의 피해자이자 시대의 피해자인 경우가 많다. 그렇다 보니 피해의식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표 의원은 “검경 등의 기관에서 의도 없이 행한 것에 대해서도 ‘저들이 또 우리를 핍박하는 구나, 역시 우리 편이 아니구나’하는 정서가 돌출되고 자주 목격된다”며, “몇 차례 말씀 드리긴 했는데 크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분위기였다”고 회고했다.

표 의원은 민주당이 현 집권당인만큼 “이제 시대의 주류가 될 때”라며, “세상을 바꿨고 현재 누군가에겐 기득권으로 보여지고 있는데 과거 피해의식은 극복할 때가 됐다”고 주장했다.

표 의원은 민주당의 과도한 위기의식도 문제로 지적했다. 그는 “과거의 경험이자, 한국당이 행해 온 행태 때문에 형성된 것이기도 하다”면서, “때로는 국민만 바라보자면, 국민들이 바라는 깨끗한 사과와 인정을 해야 하는 상황도 있는데, 야당 때문에 그럴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다만 “야당을 바라보면 잘못도 인정을 할 수가 없다. 그렇더라도 진정 필요한 상황에선 국민들이 원하는 사과를 하고 상황을 받아들이면, 국민들이 계시기 때문에 그런 무리한 공격이 힘을 잃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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