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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물가가 두달 만에 하락세를 일단 멈췄다. 김장배추 값이 급등하면서 3개월 연속 마이너스 위기는 넘긴 것이다. 하지만 무상교육, 건강보험 적용확대 등의 여파로 물가 하락압력은 여전히 높은 상태다. 정부는 코리아세일페스타 등 대규모 할인행사 등이 예정돼 있지만 연말 기저효과 등이 사라지면 0%대 중반대 상승률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1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 10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5.46(2015년=100)으로 1년 전(105.46)과 소수점 둘째자리까지 동일했다.
올해 들어 7월까지 7개월 동안 0%대를 유지하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8월 -0.04%를 기록하며 '사실상' 1965년 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9월에도 -0.4%를 기록했다.
통계청은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원지수 기준으로 소수점 셋째자리에서 플러스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국제적 비교를 위한 통계는 공식적으로 소수점 한자리까지만 활용한다. 따라서 '공식' 물가로는 전년동기대비 0.0%, '보합'이다. 전월대비로는 0.2% 상승했다.
이두원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소수점 셋째 자리까지 늘려보면 10월에는 플러스를 기록했다"며 "전기·수도·가스는 상승했지만 농축수산물, 공업제품 하락했는데 원지수 기준으로는 전월과 동일한 상태"라고 밝혔다.
일단 마이너스 행진을 멈췄지만 물가 하락압력은 여전히 높다. 지난해 극심한 폭염으로 흉작을 기록하며 급등했던 농산물 가격이 올 들어 하향세다. 파(-29.5%) 사과(-15.8%), 마늘(-22.2%) 등의 가격하락이 대표적이다. 다만 최근 가을태풍과 배추, 무의 재배면적 감소 여파로 배추(66.0%), 열무(88.6%) 등 김장채소 가격이 급등하면서 농산물 가격(-7.5%) 하락폭을 낮췄다. 농산물이 물가상승률을 낮추는 효과(기여도)는 9월에 -0.76%p에서 10월에 -0.37%p로 축소됐다.
축산물 가격은 1.3% 올랐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으로 소비가 위축된 탓에 돼지고기 가격이 0.6% 내렸지만, 쇠고기 가격이 국산(3.0%)과 수입(3.3%) 모두 올랐고, 달걀 가격도 1.8% 상승했다. 수산물 가격은 1.0% 올랐다. 낙지(-10.9%), 전복(-5.0%) 등의 가격이 하락했지만, 마른오징어(13.2%), 명태(10.1%) 등은 상승했다.
공업제품 물가도 0.3% 하락하며 전체 물가를 0.12%p(포인트) 끌어내렸다. 이중 석유류 가격이 전년 동기 대비 7.8% 하락해 기여도가 컸다. 자동차용 LPG 가격이 16.0% 떨어졌고, 휘발유 가격이 8.0%, 경유 가격이 6.1% 하락했다. 등유도 1.3% 내렸다. 국제유가가 1년전보다 배럴당 20달러 가량 떨어지면서 물가상승률 하락효과가 9월(-0.26%p)보다 확대(-0.37%p)됐다.
항목별로는 서비스 가격이 0.7% 올랐는데 이 중 전세(-0.1%)와 월세(-0.4%)가 모두 하락하면서 집세가 -0.2% 내렸다. 특히 월세 가격은 2017년 12월부터 2년 가까이 하락세를 지속 중이다. 전세 가격 역시 지난해 11월부터 0%대로 내려앉은 뒤 올해 9월부터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정책요인으로 인한 서비스 가격 하락세도 소비자 물가를 끌어 내리고 있다. 건강보험 적용 확대, 무상급식, 하반기부터 시행된 무상교육(고3) 등 복지정책 확대로 가계의 부담 감소하면서 물가상승률을 -0.22%p 하락시키는 효과가 발생했다.
무상교육 확대로 공공서비스 가격이 0.1% 떨어졌다. 고등학교 납입금이 36.2% 떨어진 것을 비롯해 휴대전화 요금도 3.6% 하락했다. 개인서비스는 1.7% 올랐는데 무상급식 확대 영향으로 개인서비스 중 학교급식비가 57.7% 떨어졌지면서 오름폭이 제한됐다. 단 9월28일부로 경기지역 시내버스비 인상이 단행돼 공공서비스 부분 물가하락세를 다소 완화하는 효과도 나타났다.
반면 외식 물가가 1.3% 상승했다. 죽(6.0%), 김밥(4.7%), 치킨(4.7%), 자장면(3.5%), 짬뽕(3.5%), 떡볶이(3.4%), 라면(3.3%), 된장찌개백반(3.0%) 등이 올랐다. 이러한 서비스 가격 상승세는 물가를 0.96% 정도 끌어올리는 효과를 가져왔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최근 저물가 흐름은 수요측 물가압력이 낮아지는 가운데, 공급측 요인과 정책요인에 의해 나타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일시적 요인 등으로 가격 변동이 큰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은 0.8%로, 9월(0.6%)보다 소폭 상승했다. 국제 비교 기준이 되는 근원물가는 지난 3월부터 8개월째 0%대에 머물고 있다.
정부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당분간 다시 마이너스를 기록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11월 '코리아세일페스타' 행사 등이 예정돼 있는 점을 고려하면 당분간 0%대 중반 수준의 낮은 상승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기저효과 등 특이요인이 완화되는 연말에는 물가상승률이 0%중반대로 회복될 전망"이라며 "정부는 소비자물가 흐름 및 물가 상·하방 리스크 요인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점검하고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종=민동훈 기자 mdh524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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