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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30 (일)

[300스코어보드-환노위(종합)]'조국' 없는 '정책' 국감…"밥 값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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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원광 기자] [the300][2019 국감]'국감 장인'의 탄생…'빵 터진' 위원장 '아재 개그'도 눈길

머니투데이


20대 국회 마지막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 국정감사는 담백한 정책 질의로 진행됐다. 이른바 ‘조국 정국’에도 여야 의원들은 정쟁보다 정책 질의에 집중하면서 대체로 “밥 값은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베스트 의원…‘국감 장인’의 탄생=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연일 새로운 아이템을 앞세워 환노위 국감을 주도했다. 승강기업계 ‘죽음의 외주화’ 문제가 대표적이다. 한 의원은 11일 서울·중부·부산·대구·광주·대전 등 지방고용노동청 등 국정감사에서 ‘김용균법’ 이후에도 편법 하도급 계약으로 위험 작업을 중소업체에 떠넘기는 행태가 승강기업계에서 발생한다고 집중 질의했다.

한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3월~지난 3월 티센크루프엘리베이터코리아(티센크루프) 엘리베이터 등을 설치 및 교체하는 과정에서 협력업체 A씨(21) 등 4명이 목숨을 잃었다. 해당 문제를 지적한 다음날인 12일 경기 남양주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하면서 여야 의원들을 분노케 했다. 한 의원과 재발 방지를 약속한 박모 전 대표는 이날 사퇴했다.

◇고개 숙인 '여수산단 공장장들'=오염물질 조작 사건에 연루된 대기업 공장장들이 대거 국감장에 소환됐다. LG화학과 GS칼텍스, 롯데케미칼, 한화케미칼, 금호석유화학의 여수산단 사업장 책임자들이다.

여야 의원들은 이들 기업의 행태를 한 목소리로 질타하며 공식 사과와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 신창현 민주당 의원은 오모 LG화학 여수공장장에 “법이 우습나. 상습적으로 법을 위반한다”며 “오염방지 시설에 대한 투자 비용보다 배출 부과금을 내거나 조작 비용이 훨씬 싸서 (이렇게 하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임이자 자유한국당 의원은 공장장들을 동시에 증인석에 세우고 공식 사과를 촉구했다. 임 의원은 “대국민 사과하세요. 머리 숙여 사과하세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장장들이 머뭇거리자 “머리 숙여 사과하시라. 안 하시나”라며 강하게 질타했다. 결국 이들은 동시에 머리 숙여 사과했다.

◇격돌 포인트…‘주 52시간제’=‘주 52시간 근로제’(주 52시간제)를 두고 신경전이 벌어졌다. 강효상 한국당 의원은 11일 국정감사에서 “주 52시간제로 중국 알리바바 같은 세계적인 기업 나오겠나”라며 공세를 취했다.

그러면서 “(근로자 50~299인 사업장에) 주 52시간제의 계도기간을 약 3년간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300인 이상 사업장에 이어 내년부터 근로자 50~299인 사업장에도 주 52시간제가 적용된다.

장근섭 대구지방고용노동청장이 “그 부분에 대해서 본부에 적극적으로 건의하겠다”고 답하자 김태년 민주당 의원이 즉각 반발했다. 김 의원은 장 청장에 “시행 유예를 (건의) 하겠다는 것인가, 보완 대책을 하겠다는 것인가”라고 질의했다. 장 청장이 “보완 대책”이라면서도 “따로 만들지 않았다”고 하자 김 의원은 “뭘 건의하겠다는 것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환노위원장의 이유 있는 ‘개그 본능’=김학용 환노위원장은 이른바 ‘아재 개그’를 선보이며 무거운 국감장 분위기를 환기시켰다. LG생활건강 관계자가 미세플라스틱 사용 제한 방침에 대해 설명하자 김 위원장은 “참고로 저도 ‘샤프란’ 애용자”라며 좌중을 웃음 짓게 했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을 두고 공방 조짐을 보이자 여야 의원들을 자제시키며 정책 국감을 주도했다.

때로는 증인들을 향해 직접 질의 나서며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티센크루프가 국내 협력업체와 이익 공유보다 독일 본사의 배당금 수익에 열을 올린다고 한정애 의원이 지적하자 김 위원장은 “명색이 다국적 기업이 협력업체들은 ‘거지’처럼 살게 하면서 영업이익을 잔뜩 내서 독일 본사에 갖다 주면 되나”라고 꼬집었다.

◇300어록…“나도 민주노총이 싫어요”=임이자 한국당 의원은 특유의 ‘분노’ 섞인 목소리로 피감기관장들을 당황케했다. 임 의원은 8일 국정감사에서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위원장을 향해 “나도 민주노총이 싫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부재로 경사노위의 정상 운영이 어렵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발언이다. 민주노총은 탄력근로제 확대 등을 반대하며 지난해 11월 출범한 경사노위에서 일찌감치 이탈한 상황이다. 이에 문 위원장은 “노측을 하나 늘리든지, 사측을 한 명 빼든지 (해야 한다.)”며 “의원님들과 상의해서 진행하겠다”고 답했다.

◇하마터면 싸울 뻔 했다=‘조국 정국’의 청정 지역으로 여겨졌던 환노위 국감장에서도 한 때 고성이 터져나왔다. 이장우 한국당 의원은 정부가 고용 상황을 자의적으로 해석한다며 포문을 열었다. 이 의원은 “요즘 국민들이 가장 듣고 싶지 않은 불쾌한 말이 ‘조국스럽다’는 것”이라며 “정부가 고용 관련 통계를 포장해서 거짓말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보라 한국당 의원의 참고인으로 한 대학원생이 등장하자 여야는 순간 ‘정쟁 모드’에 돌입했다. 그는 조 장관 자녀의 부정 입학 의혹과 관련 박탈감을 호소했다. 이에 이용득 민주당 의원은 “(참고인 발언이) 당초 질의 목적이었던 정부 청년 일자리 정책과 연관성 있다고 보는 건가”라고 질타했다. 같은당 설훈 의원은 참고인에게 추가 질의를 요청했으나 김학용 위원장에게 제지당했다.

이원광 기자 demi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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