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방사포 연발 시험사격 가능성 높아
軍 "北행위 긴장완화 도움안돼"…靑도 우려
북한 조선중앙TV가 공개한 사진에서 초대형 방사포가 화염을 뿜으며 치솟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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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북한이 31일 오후 동해상으로 또다시 단거리 발사체를 쏘아올렸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 모친 강한옥 여사의 별세에 조의문을 보낸지 하루만이다. 북·미 실무협상 재개를 앞두고 미국을 압박하는 무력 시위라는 분석이 나온다.
합동참모본부는 "우리 군은 오늘 오후 4시35분경과 4시38분경 북한이 평안남도 순천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미상의 단거리 발사체 2발을 포착했다"고 설명했다.
합참에 따르면 북한이 이번에 발사한 발사체의 최대 비행거리는 약 370㎞, 고도는 약 90㎞로 탐지됐다. 추가 제원은 한미 정보당국이 정밀 분석 중이다.
합참은 "현재 우리 군은 추가발사에 대비해 관련 동향을 감시하면서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이런 북한의 행위는 한반도 긴장완화 노력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즉각 중단할 것을 거듭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발사체가 육상에서 해상으로 발사됐기 때문에 초대형 방사포나 신형 전술지대지미사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지난달 11일 김 위원장의 초대형 방사포 시험사격 지도 사실을 알리면서 조만간 연발 사격시험까지 진행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노동신문은 당시 김 위원장의 발언이라며 "초대형 방사포 무기체계는 전투운영상측면과 비행궤도 특성, 정확도와 정밀유도기능이 최종검증되였다. 앞으로 방사포의 위력상 가장 뚜렷한 특징으로 되는 연발사격시험만 진행하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 북한이 이날 쏜 단거리 발사체의 비행거리와 고도는 지난 8월24일 쏜 초대형 방사포와 유사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일단 장소와 2발 발사 등을 종합해 볼 때 내륙을 관통한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 8월24일과 9월10일 발사한 초대형 방사포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북한 조선중앙TV가 지난 8월25일 오후 공개한 '초대형방사포' 발사 관련 사진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발사 참관장에서 상황을 점검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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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발사체 발사는 올해 12번째다. 지난 2일 오전 강원도 원산 북동쪽 해상에서 동쪽으로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3형'을 발사한 이후 29일 만에 재개된 도발이다.
북한은 남한에 불만을 표출하고 미국에 북·미 비핵화 협상에서의 양보를 압박하기 위해 발사체를 발사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지난 5일 스웨덴에서 열린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이 결렬된 이후 "연말까지 새로운 접근법을 내놓으라"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특히 이번 발사체 발사는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 앞으로 조의문을 보내왔다고 청와대가 발표한 지 단 3시간여 뒤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그 의도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
앞서 청와대는 이날 오후 춘추관 브리핑에서 "고 강한옥 여사 별세에 대해 김 위원장은 30일 문재인 대통령 앞으로 조의문을 전달해왔다"고 설명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김 위원장은 조의문에서 강 여사 별세에 대해 깊은 추모와 애도의 뜻을 나타내고 문 대통령께 위로의 메시지를 전했다"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에게 조의문을 보내면서 일각에선 남북 화해 분위기 조성에 대한 기대감도 일었지만, 채 하루도 지나지 않아 발사체 발사가 재개되면서 또다시 남북 관계가 얼어붙을 수 있단 전망이 나온다.
청와대는 이날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상임위원회 회의를 개최한 뒤 보도자료를 통해 "NSC는 (북한이 발사체를 쏘아 올린) 배경과 의도를 분석하는 한편, 최근 한반도를 둘러싼 전반적인 군사안보 상황을 점검했다"고 설명했다.
중앙통신 홈페이지에 게재된 방사포 발사 모습으로 차륜형 발사대에 발사관 4개가 식별된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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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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