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나고야시 아이치현문화예술센터의 아이치 트리엔날레 전시장에 전시된 위안부 평화의 소녀상. [이미지출처=연합뉴스] |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일본 미에현 이세시에서 개최 중인 이세시 미술 전시회에서 위안부 소녀상과 관련한 작품 전시를 또 다시 불허했다고 31일 아사히신문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세시 미술 전시회를 주최하는 시 교육위원회는 이날 위안부를 이미지화한 사진을 소재로 사용한 작품의 전시를 불허했다고 발표했다. 시 교육위원회는 "시민의 안전을 위협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국제예술제인 '아이치 트리엔날레 2019'의 기획전 '표현의 부자유전·그후'에서 협박이 잇따랐다는 점을 고려했다는 것이다.
이날 전시가 취소된 작품은 '나는 누구인가'라는 제목의 포스터로, 검정 배경에 빨갛게 칠해진 손이 묘사되어 있고 왼쪽 윗부분에 위안부를 이미지화한 동상의 사진이 콜라주 방식으로 붙어 있다. 이 작품은 전시회 운영위원 10명 중 하나인 그래픽 디자이너 하나이 도시히코 씨의 작품이다.
시 교육위원회에서는 지난 27일 전시 여부를 논의했고 하나이 씨를 포함한 참석 의원 9명이 전시 여부를 표결했다. 하나이 씨를 포함해 찬성이 3명, 반대가 4명, 보류가 2명이 되어 시 교육위원회는 결국 이튿날인 28일 하나이 씨에게 전시 취소 방침을 전했다.
시 교육위의 전시 취소 결정에 하나이 씨는 소녀상의 일부를 검은색으로 칠하거나 테이프 등으로 감추는 등 일부를 수정한 작품의 전시를 요청했지만, 주최 측은 30일 전시 취소 결정을 뒤집지 않을 방침을 밝혔다. 하나이 씨는 "(이세)시에 의한 검열 행위로, 대단히 유감"이라면서 "내용에 따라 전시가 금지되면 다양한 표현을 하고 싶은 젊은 세대가 위축된다. 예술에는 제약이 없어야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일본에서는 지난 8월 아이치 트리엔날레가 정치권의 압박과 우익들의 협박으로 위안부 평화의 소녀상 전시를 중단한 뒤 비슷한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아이치 트리엔날레는 전시 중단 후 시민사회의 거센 비판을 받고 지난 8~14일 제한적인 방식으로 전시를 재개했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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