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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30 (일)

이해찬 “‘조국사태’ 무거운 책임감 느껴”···지도부 퇴진론? “총선 포기하라는 말" 일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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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사태’에 "무거운 책임감, 매우 송구" / 검찰은 사람 잡아다 족치는 곳이라는 이미지 지워야 / 인위적 물갈이 안해 / 이낙연 기대론 있지만 이 총리, 무엇보다 대통령 뜻이 중요 / 당지도부 책임지고 사퇴?, 총선 포기하라는 말 / 이렇게 발목잡는 야당 처음 봐, 대통령 상중인데 패륜만화 그만 돌려 보길

세계일보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30일 '조국 사태'와 관련해 "여당 대표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국민 여러분께 매우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고개 숙였다. 이 대표는 끝내 '사과'표현을 하지 않았지만 사실상 사과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조국 사태에 대해 지도부가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일부 지적은 "내년 총선을 포기하라는 것이냐”라는 말로 거부했다. 이낙연 국무총리의 '총선 역할론'에 대해선 "기대하는 당원이 있다"면서도 "총리 의향뿐 아니라 인사권자인 대통령의 뜻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을 아꼈다.

◆ 이해찬 "검찰개혁에 집중하다 보니, 무거운 책임감, 매우 송구"…끝까지 '사과' 표현은 안해

이 대표는 이날 오후 2시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조국 사태에 대해 "검찰개혁이라는 대의에 집중하다 보니 국민, 특히 청년이 느꼈을 불공정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 좌절감은 깊이 있게 헤아리지 못했다"며 책임감, 송구 표현을 동원했다.

이 대표는 '송구하다는 것이 사과를 뜻하느냐'는 질문이 쏟아졌지만 "표현대로다. 두 달 반 동안 갈등이 심했는데 그런 부분에서 국민이 많이 실제로 지쳤고, 그런 점에 대해 당의 입장에서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는 선에서 그쳐 끝내 '사과' 단어는 입에 올리지 않았다.

◆ 검찰 '사람 잡아다 족치는 곳' 인식 없애야

이 대표는 "일반 시민들은 검찰은 '사람을 잡아다 족치는 곳'이라는 인상을 받는다"면서 "저도 군 검찰 조사를 받아봤지만, 수사관이 와서 막 툭툭 치고 욕이나 하고, 그건 폭행이지 수사가 아니다. 그런 걸 없애야 국민이 안심한다"고 검찰 개혁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이어 "이번 일(조국 사태)은 검찰이 가진 무소불위의 오만한 권력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가 됐고 검찰개혁을 향한 국민들의 열망도 절감하게 됐다"며 "마지막 기회라는 마음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신설과 검경수사권 조정, 검찰 내부의 조직 문화와 잘못된 관행들을 철저하게 개혁하는 데 혼신의 힘을 다 하겠다"고 다짐했다.

세계일보

◆ "지도부 물러나라?… 극소수가 그러는 것, 총선 포기하라는 말"

이 대표는 당원 게시판과 당내 일부 의원 사이에서 나온 책임론과 사퇴 요구에 대해선 "권리당원이 70만여명인데 사퇴를 요구하는 이는 2000여명으로 아주 극소수다"라며 "지도부 물러나라는 것은 내년 총선을 포기하라는 것으로 합리적인 주장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이번 총선을 못 이기면 나라 전체가 어려워진다고 생각한다"며 21대 총선 승리에 앞장서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 "중진 여럿 불출마 의사 밝혀…인위적 물갈이는 예의 없는 것"

이 대표는 당내 중진과 86그룹(80년대 학번, 60년대 생)의 '대폭 물갈이'추진설과 관련해선 "임의로 '물갈이'한다, 쫓아낸다고 하는 건 예의 없는 것이다"며 "중진 중 비공식적으로 출마를 안 하겠다고 한 분이 여럿 있다. 이미 확정한 공천룰에 맞춰 민주적으로 (공천을) 진행하다 보면 결과에 의해 도태되는 사람이 생길 거고 신인들도 들어올 것"이라는 말로 자연스럽게 물갈이가 이뤄질 것임을 강조했다.

◆ 2030 경선비용 대폭 낮추고 인재영입위 곧 출범

이 대표는 '2030세대' 영입 방안으로 "청년들이 경선하면 비용을 대폭 낮춰 아예 안 받거나 절반을 받는 안을 가다듬고 있다"며 "본선에서 떨어졌을 때 15% 이상 득표해야 전액 환불인데 청년들은 8% 정도만 얻어도 전액을 돌려받고 5% 정도만 얻어도 절반을 돌려받게 해 부담을 낮춰주는 안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또 "곧 인재영입위원회를 출범시킬 계획으로 민주당의 가치를 공유하는 참신한 인물을 영입해 준비된 정책과 인물로 승부하겠다"고 설명했다. 영입 대상 인재로 이 대표는 △ 4차 산업혁명 관련 인재 △ 독립운동가·국가유공자 후손 △ 경제·외교안보 전문가 △ 청년·장애인·여성 등을 꼽았다.

◆ "이낙연 역할론 있지만 대통령 뜻이 중요, 의석 늘리는 것도 줄이는 것도 불가"

이 대표는 21대 총선 필승을 위해 이낙연 국무총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와 관련해선 "차기 대선주자로 지명도가 높아 내년 총선에서 역할을 해주길 기대하는 당원이 있다"고 전제한 뒤 "이 총리 의향뿐 아니라 인사권자인 대통령의 뜻이 매우 중요하며, 인사권자가 따로 있는 만큼 당이 더 말씀드리긴 적절치 않다"고 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주장한 '21대 의석수 10% 증가'에 대해선 "지역구 225명, 비례 75명으로 300명을 절대 넘지 않는 선에서 하는 것으로 당론을 이미 확정했다"며 "300석 이상은 저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반대했다.

'의석수를 줄여야 한다'는 자유한국당 요구엔 "특권 가진 사람 숫자가 줄어들지는 모르지만 거기에 속하는 사람의 특권은 더 많아지는 것이다"는 설명을 들어 역시 반대했다.

세계일보

◆ "정치 생활 30년에 이렇게 발목 잡는 건 처음"…나경원 대표연설 비판

이 대표는 전날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가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국민은 이 정권의 거짓말에 속았다. 기만, 박탈, 파괴, 이 세 단어 외에 지난 2년 반의 문재인 정권을 설명할 길이 없다"고 비난을 쏟아낸 것에 대해 "제가 정치를 30년 넘게 했는데 너무 지나친 것 같다. 아무리 정부 비판과 견제가 야당의 임무라지만 이렇게 정부가 아무것도 못 하게 발목 잡는 것도 처음 본다"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그는 "대안을 갖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시종일관 비난으로 일관하는 모습은 안타깝다"며 "현재 문재인 대통령님이 상중이신데 패륜적인 만화 같은 것을 만들어서 돌려본다는 행위는 이제 삼가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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