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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상용화로 시장이 본격 열리면서 관련 장비와 기술을 다루는 중소기업도 함께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5G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는 대기업 이동통신 3사가 빠른 상용화와 네트워크 안정을 위해 설비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중소기업이 ‘낙수 효과’를 누리고 있다.
27일 5G 관련 강소기업으로 분류되는 국내 15개 상장사의 올해 상반기 반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의 매출 합계는 총 2조8,937억원으로 2조2,063억원을 기록한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31.2% 올랐다. 영업이익은 총 2,36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799억원)보다 2.95배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이 1%대에 그칠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5G발 ‘훈풍’이 그나마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5G 상용화 직후인 올해 상반기 5G 기지국이 집중적으로 설치되면서 특히 통신장비 제조사의 실적이 크게 좋아졌다. 지난해 상반기 영업이익 적자였던 기업들이 흑자로 전환하는 등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경우가 많았다. 5G 기지국에 쓰이는 대용량 다중입출력장치(매시브 마이모)를 개발해 삼성전자 등에 공급하는 KMW는 지난해 상반기 46억원의 영업적자를 낸 데 반해 올 상반기엔 80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대폭 성장했다. 기지국 안테나 국내 시장 점유율 1위(50%), 세계 시장 점유율 5위(7%)인 에이스테크는 매출액이 14.4%, 영업이익이 248%나 올랐다.
실적이 개선되면서 5G 관련 강소기업들의 주가도 빠른 속도로 오르고 있다. 삼성증권이 지난달 말 발표한 9개 신산업 테마지수 분석 결과에 따르면 2017년 5월 대비 ‘5G 테마지수’ 상승률은 103.07%로 1위였다. 2017년 5월 111.2(2015년 연말 100 기준)였던 지수가 올 9월 225.8로 껑충 뛰어오른 덕분이다. 2위 남북경협주(77.96%)나 3위 2차전지(71.05%)에 비해 성장률이 훨씬 높다./그림 2{저작권 한국일보}5G 관련 중소기업 매출-박구원기자/2019-10-27(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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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관련 중소기업의 성장에는 이통 3사의 공격적인 설비 투자가 한몫 했다. 3사는 올해 상반기에만 총 3조2,778억원을 설비 투자에 썼는데, 이는 지난해 상반기 합계(1조6,070억원)의 2배에 달하는 액수다. 올해 하반기 이통 3사가 5G 설비에 약 5조4,223억원을 추가 투자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중소기업들 실적도 더욱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부터는 5G 장비와 기술, 콘텐츠 수출이 본격화하면서 중소기업들의 해외 진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일본 KDDI에 대규모 5G 장비를, SK텔레콤은 이달 초 일본 라쿠텐모바일에 5G 네트워크 기술을 수출하기로 했다. LG유플러스는 중국 차이나텔레콤에 5G 가상현실(VR) 콘텐츠와 솔루션을 수출할 예정이다.
해외 이통사에서 국내 이통사와 삼성전자의 기술을 차용하면 관련 장비 제조와 수급에는 기술 적합성이 좋은 국내 업체가 선정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국내 통신장비 제조업체 RFHIC는 매시브 마이모 장비에 들어가는 질화갈륨(GaN) 증폭기를 생산하는데, 삼성전자는 미국ㆍ일본 수출용 장비에 이 증폭기를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이미 마이크로소프트나 틱톡, 나이언틱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도 한국을 기점으로 5G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다”며 “앞으로 5G 네트워크 장비와 솔루션, 서비스, 콘텐츠 등으로 수출 범위가 넓어지면서 5G가 ‘포스트 반도체’ 지위에 오를 수도 있다”고 기대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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