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7.02 (화)

조응천 “조국 뇌물성 여부 수사” 발언에…여권 ‘선 넘었다’ 반응

댓글 4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세계일보

더불어민주당 조응천 의원. 연합뉴스


검찰 출신의 더불어민주당 조응천 의원이 자신이 검사라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뇌물 수수’ 혐의에 집중해 수사하겠다는 식으로 발언한 것을 두고 파장이 일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영입한 김 의원이 사실상 청와대와 여권의 기류에 반하는 발언을 한 것이어서 ‘역린을 건드린 것 아니냐’고 해석될 정도다.

◆조응천 “내가 검사라면 뇌물성 여부 수사”···청와대 급체하게 할 발언

조 의원은 지난 24일 채널A ‘돌직구쇼’에서 조 전 장관의 아내 정경심씨에 대한 차명 주식 수사와 관련해 “이 수사의 종착점은 차액 혹은 횡령된 돈이 건너간 것의 뇌물성 여부”라며 “제가 검사라면 나머지 20일 동안 뇌물성 여부에 대해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씨는 지난해 1월 2차 전지업체 WFM와 관련한 호재성 미공개 정보를 미리 입수한 뒤 6억원 상당의 주식 12만주를 차명으로 매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 의원은 “주머니 돈이 쌈짓돈인데 액수가 얼마인지는 모르겠지만 좀 크다”면서 “(조 전 장관이) 알았느냐, 몰랐느냐에 대해 (검찰이) 크게 다투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일보

조국(왼쪽) 전 법무부 장관과 부인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 연합뉴스


조 의원의 발언을 두고 여권 내부에선 ‘선을 넘었다’는 기류가 읽힌다. 조 전 장관 부부와 관련해 뇌물성 여부 운운한 것은 조 전 장관의 청와대 민정수석 재임 시절과 관련 있기 때문이다. 정씨의 차명 주식 거래와 관련한 의혹에 조 전 장관이 개입한 것으로 드러날 경우 문 대통령은 물론 여권 전체가 엄청난 후폭풍에 시달리며 정권 레임덕이 가속화할 수 있다는 얘기다. 더욱이 문 대통령은 ‘조국 법무장관 불가’ 여론이 상당했음에도 조 전 장관을 감싸며 법무장관 임명을 강행하고, 조 전 장관이 재임 때나 사퇴한 지금까지도 깊은 신뢰를 내비쳤다. 민주당 지휘부를 비롯해 여권이 조 전 장관 엄호에 총력전을 펼친 것도 문 대통령의 이런 태도와 무관치 않다. 이를 모를리 업는 조 의원의 발언이 청와대를 급체하게 할 만큼 도발적으로 들리는 이유다.

◆친문계 발끈···“왜 그런 말 하는지 이해 안가”

친문재인계인 민주당 김종민 의원은 25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조 의원을 작심 비판했다. 김 의원은 “그분(조 의원)이 왜 그런 말씀 하셨는지 잘 이해가 안 가는데 뇌물혐의라고 하는 것은 (조 전 장관이) 민정수석인 걸 알고 WFM주식을 시세보다 싸게 줘서 시세차익을 줬다는 것 아니겠냐”며 “뇌물죄가 성립되려면 조국 장관이 (당시 그 내용을)인지해야 하고 주식을 싸게 삼으로 인해서 어떤 반대급부(대가)가 있어야 된다. 주고받는 게 있어야 되는 부분이 분명치 않은 상황에서 뇌물혐의를 수사한다(는 것은 문제다)”고 지적했다.

세계일보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의원. 연합뉴스


이어 검찰개혁의 일환으로 폐지 수순에 있는 ‘특수부’의 검사 마인드라고도 지적하며 “근거가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의심나니 (수사)해보자고 수사관이라면 생각해 볼 수 있지만 우리가 공적으로 어떤 논쟁을 하는 과정에서는 객관과 공정의 의무가 있다”고도 말했다.

권구성 기자 ks@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