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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앞서가는 아이들은 어떻게 배우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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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은 항상 나를 잔소리하게 만든다·서귀포를 아시나요

(서울=연합뉴스) 추왕훈 기자 = ▲ 앞서가는 아이들은 어떻게 배우는가 = 알렉스 비어드 지음. 신동숙 옮김.

교사 출신인 저자가 '미래의 교육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 '21세기에 필요한 인재의 역량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답하기 위해 세계 곳곳의 교육 혁신 현장을 찾아 확인하고 수많은 교사와 학생, 전문가를 인터뷰한 결과를 정리했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초등학교에서는 교사없는 교실, 러닝 랩에서 아이들이 노트북 앞에 앉아 헤드폰을 쓰고 스스로 학습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 같은 방식으로 학생들 수준에 맞는 개별 학습이 가능하다는 것과 기초적인 과정을 기계에 맡김으로써 교사들이 더 효율적이고 창조적인 부분에 시간을 쓸 수 있음을 확인했다.

프랑스 파리의 정보기술(IT) 인재 교육기관인 에콜42에서는 오직 코딩 교육에만 집중해 졸업생들을 IT 분야 고소득 직종에 진출시키는 현장을 목격했다.

수학능력 시험이 치러진 2016년 11월 한국을 방문해 응시생을 인터뷰하기도 한 저자는 "한국의 모델은 교육의 기적을 이뤄냈고 인간의 놀라운 지적 잠재력을 증명했으며 무엇보다 실질적인 효과가 있었지만 이것이 과연 우리가 바라는 아이들의 미래일까"라고 의문을 제기한다.

글담출판사 아날로그. 560쪽. 1만7천800원.

연합뉴스


▲ 남자들은 항상 나를 잔소리하게 만든다 = 제마 하틀리 지음. 노자양 옮김.

남편이 가사 일을 힘껏 도와줘도 아내는 '집안일을 모두 떠맡는다'는 부담에서 벗어날 수 없다. 어떤 일이 필요한지를 가려 '부탁'해야 하는 쪽은 아내이고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하는 남편은 언제나 '생색'을 낸다.

이런 상황에 진저리가 난 저널리스트이자 가정주부가 잡지에 칼럼을 내 동병상련의 주부들로부터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고 내친김에 여성들의 가정 내 감정노동을 본격적으로 다룬 책을 냈다.

감정노동(emotional labor)은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고 통제하여 공적으로 요구되는 말투나 표정을 교환가치로 만들어 상품으로 파는 것'을 의미하는데 저자는 이를 가정에 옮겨 적용한다.

남편의 가사참여는 확대되지만 가정 내 젠더 간 격차가 여전한 이유는 수량화하지 않는 감정노동이 아내 몫이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진단한다.

저자는 가정에서 몸소 겪은 경험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례와 인터뷰, 학자들의 논의를 곁들여 가정 내 젠더 문제를 제기하고 해결책을 모색한다.

저자는 "가정에서 감정노동의 균형을 맞추게 되면 짐을 덜게 된 여성들은 정신적 에너지와 시간을 되찾고 직업적인 면에서 더 현명한 판단을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진정한 평등 속에서 파트너와 더 깊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 것이며 남성들 역시 새로운 방식으로 자신의 인간성과 인간애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어크로스. 384쪽. 1만5천원.

연합뉴스


▲ 서귀포를 아시나요 = 서명숙 지음.

제주올레길 개척자인 저자가 고향 서귀포의 신비와 아름다움, 그 속에 가린 아픈 역사를 조명했다.

서귀포에서만 보이는 무병장수의 별 노인성, 서귀포에서 보면 다른 모습인 한라산 설문대할망, 생태적으로 잘 보존된 5개 도심공원 등 저자가 걸음걸음 찾아보고 발견한 풍경이 한 폭 수채화처럼 펼쳐진다.

서복공원 절벽에서 스러진 4·3 희생자들, 일제강점기 강제노동에 시달린 제주 삼촌들을 떠올리게 하는 공간을 걷고 또 걸으며 아름다운 풍경 이면의 슬픔을 실감하기도 한다.

2020년이면 50주기를 맞는 서귀포판 세월호 '남영호 사건'의 악몽을 희생자 가족의 증언으로 생생하게 소환하며 우리가 왜 아픈 역사를 기억해야 하는지를 다시 한번 묻는다.

마음의숲. 320쪽. 1만5천원.

cwhy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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