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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2 (화)

조국 낙마에 변호사시험 개혁도 용두사미?…로스쿨생들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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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시 자격시험화 원했던 로스쿨생들 조국 사퇴에 낙심

변시 합격률 작년 40%대 하락…논란 커지자 재논의 착수

자격시험화 요구…법무부 "내년 2월까지 합격자 기준 재논의"

이데일리

법학전문대학원 원우협의회 주최로 지난 4월 서울지방변호사회 앞에서 변호사시험의 자격시험화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린 가운데 전남대 로스쿨 7기생인 양필구 씨가 삭발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최근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사퇴하면서 변호사시험 개혁을 원했던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재학생·졸업생들의 실망감이 커지고 있다. 조 전 장관이 취임 전부터 변호사시험 개선 의지를 밝혔던 만큼 변호사 합격률 상승을 기대했던 이들이 낙심하고 있는 것. 또 지난해 응시자 대비 합격률이 49%대까지 하락하며 시작된 변호사시험 개혁 논의가 용두사미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로스쿨 재학생·졸업생으로 구성된 법학전문대학원원우협의회 관계자는 24일 “조 전 장관이 취임하면서 변호사시험의 대대적 개선을 기대했는데 중도 하차해 실망스럽다”며 “후임으로 누가 올지 모르겠지만 조 전 장관만큼 변호사시험 개혁 의지가 있을지 미지수”라고 했다.

실제로 조 전 장관은 취임 전부터 변호사시험 개혁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지난해 10월 한 언론 기고문을 통해 “10년차 로스쿨에는 미해결 문제가 있다”며 “변시 합격자 수 제한, 합격률 저하 등이 그 예”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조 전 장관은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사문서위조 혐의 등으로 기소된 상황에서 지난 14일 취임 35일 만에 사퇴했다. 조 전 장관 사퇴로 변시 개혁 논의가 용두사미에 그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변시 합격률은 첫 회 87.15%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7회 때는 49.35%로 하락했다. 매년 응시자 수가 누적되는 구조인 데도 합격률을 로스쿨 입학정원(2000명) 대비 75%로 못 박고 있어서다. 더욱이 변시는 로스쿨 졸업 후 5회까지만 응시가 가능해 영구적으로 시험을 볼 수 없는 속칭 `오탈자`도 600명을 넘어섰다.

현재 법무부는 변호사시험관리위원회 산하에 소위원회를 꾸리고 지난 4월 말부터 변시 합격자 결정기준 재논의에 착수했다. 소위원회에는 로스쿨 교수 2명, 대한변협 2명, 법원 1명, 시민위원 1명 총 6명이 참여한다. 최근에는 로스쿨 인사 1명이 변호사로 대체됐다는 언론보도가 있었지만 법무부는 “교육부 인사는 처음부터 소위 위원으로 참여하지 않았다”며 이를 부인했다. 당초 법무부는 소위 운영기간을 8월 말까지로 정했지만 최근 이를 연장, 내년 2월 말까지 소위를 운영키로 했다. 소위 내부에서는 변시 합격률을 높이려는 로스쿨 교수들과 합격인원 배출을 최소화하려는 변호사 위원 간 대립이 팽팽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전국 25개 로스쿨은 변시를 자격시험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합격률이 40~50%까지 하락하면서 로스쿨이 입시 학원화되고 있다는 불만에서다. 자격시험은 절대평가를 통해 변호사 소양을 갖춘 응시생이면 모두 합격시키는 제도다.

법무부도 지난 2012년 1회 변시를 앞두고 자격시험을 예고한 바 있다. 다만 “1회 시험성적 분석 자료만으로는 자격시험으로 운영이 불가능하다”며 “2014년 이후 합격자 결정방법을 논의하겠다”고 했다. 최소 3회 이상의 성적자료가 축적돼야 합격기준을 정할 수 있기에 2014년 이후부터 변시를 자격시험으로 운영하겠다는 의미다. 하지만 법무부는 지금까지 이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 이형규 한양대 로스쿨 교수는 “지금처럼 모든 로스쿨 학생이 변시 합격률과 시험과목에만 매달리면 로스쿨은 학원화할 수밖에 없고 특성화교육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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