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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채근담 하룻말·만시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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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감고, 도시·풍운의 도시, 난징

(서울=연합뉴스) 추왕훈 기자 = ▲ 채근담 하룻말 = 홍응명 지음, 제백석 그림, 박영률 옮김.

중국 명나라 말기 홍응명이 당대에 알려진 글을 골라 자기 생각을 함께 엮은 책이다.

자가 '스스로 성심성의를 다한다'는 뜻의 '자성(自誠)'인 홍응명은 입신양명에 실패하고 고향에 돌아가 채근(菜根), 즉 나무뿌리로 장아찌를 담아 밥을 먹고 손님을 접대했다고 한다.

채근담은 나물 뿌리처럼 거칠고 질기지만 가만히 씹다 보면 차츰 맛이 깊어지면서 몸과 마음이 맑아지는 이야기다.

채근담은 수많은 한글 번역본이 있지만 옮긴이 박영률은 중국 삼진출판사가 2018년 펴낸 책을 저본으로 하여 한문에 친숙하지 않은 사람도 읽기 편하게, 어려운 개념도 시대에 맞춰 현대적으로 풀어냈다.

하루에 한 편씩 1년에 걸쳐 읽을 수 있도록 365개 글로 재분류했으며 각각의 글에 '중국의 피카소'로 불리는 제백석(齊白石·치바이스)의 그림을 곁들였다.

역자는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너무 많은 이야기와 정보에 정신이 팔려 정작 중요한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정돈하고 고쳐가는 기회를 얻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웠다"면서 "이 책을 하루에 한 편씩만 읽으라고 권하는 것은 그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식공작소. 800쪽. 2만4천500원.

연합뉴스


▲ 만시인 이야기= 안동진 옮김.

우리 민족뿐만 아니라 동아시아 여러 민족 역사의 시원인 시베리아의 소수민족 만시인의 설화를 모았다.

러시아의 2010년 인구조사에 따르면 현재 1만2천여 명이 생존한 만시족은 곰을 조상으로 하는 포르족과 거위, 암토끼, 나비로 형상화되는 칼타시 여신을 조상으로 삼는 모시족이 결합해 생성된 부족이다.

만시족의 전통 신앙은 범신론, 수호신과 조상 숭배, 곰 숭배 사상 등을 포함하며 러시아정교의 영향을 크게 받는 현재에도 이런 민간 신앙의 전통은 여러 풍습 속에 남아 있다.

큰곰자리와 은하수가 생긴 기원에 대한 전설 '다리 여섯 달린 사슴 사냥', 신의 아들이 결혼하기 위해 땅에 내려와 노파의 도움으로 여러 마법을 써서 악마를 물리치고 아내를 얻어 땅 위에 남게 된 이야기 '땅의 기원에 대한 성스러운 이야기' 등 총 14편의 만시인 설화를 소개한다.

지식을만드는지식. 128쪽. 1만4천원.

연합뉴스


▲ 눈감고, 도시 = 최민아 지음.

프랑스 파리8대학에서 건축학 박사 학위를 받고 토지주택연구원 수석연구원으로 재직 중인 저자가 '오감' 가운데 시각을 제외한 후각, 청각, 촉각, 미각 차원에서 도시를 탐구했다.

도시가 주는 시각적인 자극은 시시각각 변하는 생명감이 잘 느껴지지 않지만 냄새, 소리, 촉감, 맛은 매 순간 변하고 이 다양한 감각은 도시를 다채로운 존재로 만든다는 것이 저자의 견해다.

한때는 악취로 가득한 파리, 새벽 4시에 33번 종을 치는 '파루'로 하루 시작을 알린 한양, 성지 순례를 온 무슬림들이 카바 신전의 검은 돌을 만지는 메카, 광부들이 소금을 캐는 노동의 현장이 예배당으로 변신한 폴란드 비엘라치카 소금 광산 등 세계 명소들의 '비시각적' 이야기를 담았다.

효형출판. 288쪽. 1만4천500원.

연합뉴스


▲ 풍운의 도시, 난징 = 신경란 지음.

중국사에서 10개 나라 수도였을 뿐만 아니라 그렇지 않았을 때도 문화중심지였던 남경(南京·난징)을 중국사와 한중관계사라는 기준으로 기술했다.

난징박물관, 총통부, 부자묘, 진회하 등 관광지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와 현지인만 아는 여행정보를 소개한다.

또 남경 땅에 서린 최치원의 흔적에서부터 김구와 김원봉의 독립운동 활동에 이르기까지 남경을 무대로 펼쳐진 한중 교류사 이면을 살핀다.

도시의 역사와 문화에 관한 정보를 공유하고자 기획한 '지성인들의 도시 아카이브' 시리즈 첫 책이다.

보고사. 304쪽. 1만6천원.

연합뉴스


cwhy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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