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9.21 (토)

[기고]방위산업을 ‘미래 먹거리’로 만들려면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국방부와 ‘서울 ADEX 2019 공동운영본부’가 항공우주분야와 방위산업기술의 현재와 미래를 한눈에 볼 수 있는 2019년도 ‘서울 국제항공우주 및 방위산업전시회(이하 ‘서울 ADEX 2019’)’를 지난 15일부터 서울공항에서 개최하고 있다. 20일까지 6일간 열리는 이번 행사는 총 34개국 430개 기업이 참가해 역대 최대 규모이며 참가 기업 간의 기술교류를 통해 동북아 최고의 방위산업 마케팅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나라는 눈부신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민수품의 경우 전자제품을 중심으로 여러 분야에서 세계 1위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유독 방산제품만은 아직까지 민수제품의 수준에 상응하지 못하고 있. 왜 그럴까.

경향신문

세계방산시장 연감(2018년)에 의하면 2016년 기준 우리나라의 국방 연구·개발(R&D) 예산규모는 OECD 회원국 중 2위이다. 영국이 23억2500만달러, 독일 9억7300만달러, 일본 10억6300만달러, 프랑스가 11억1700만달러인데 한국은 30억6700만달러로 미국(780억9400만달러) 다음이다. 그런데 현재 국방과학기술 수준은 세계 9위권으로 평가된다. 우리나라보다 국방 R&D 예산규모가 적은 프랑스, 독일, 영국, 일본이 오히려 국방과학기술 수준이 높게 나타났다. 이 통계는 결과적으로 정부 주도의 우리나라 방위산업이 구조적으로 문제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금번 서울 ADEX 2019 개최를 계기로 방위산업 기술 수준이 상대적으로 뒤진 원인과 개선을 위한 방산개혁의 실상을 살펴보자. 국방부는 ‘국방개혁 2.0’에서 방위사업개혁을 ‘미래 먹거리 창출’이라는 야심찬 목표를 설정하여 추진하고 있다. 방위산업은 민수와 달리 민(기업)과 관(정부)이 임무와 역할이 분할되어 선택과 집중이 어렵고, 기술보호와 보안유지 명목으로 인한 규제로 경쟁력 강화에 한계가 있다. 따라서 방위사업도 최대한 기업이 주도하는 가운데 정부가 지원하는 시스템으로 전환하고 기술보호와 보안 영역을 최소화함과 동시에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제반 규제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것이 선결과제였다.

방위사업 개혁을 주도하는 방위사업청은 ‘다파-고(DAPA-GO:찾아가는 수출상담)’를 통해 문제점 식별과 개선을 위한 전례 없는 파격적인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먼저 방사청과 국방과학연구소(ADD)가 제 기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도록 방위사업청은 정책수행 중심으로 ADD는 연구 중심 조직으로 재구조화를 추진하여 인적자원을 적재적소에 배치했다. 블록체인 플랫폼을 구축하여 투명성·공정성·신뢰성을 확보하여 고질적인 방산비리 근절과 정부의 우월적 업무추진 쇄신하고 있다. 또 방산기업의 경영개선과 제품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하여 지체상금 상한제도, 성실수행인정제도, 원가제도 개선, 유인부제도, 기술료 제도 등을 개선 및 확대 적용하였다. 무엇보다도 지금까지 정부 주관으로 추진해온 연구·개발 사업의 대부분을 민간 주관 연구·개발로 전환하는 기업의 연구·개발 적극참여 환경여건을 조성하고 있다. 이젠 방위사업을 통해 획득한 이익도 민수와 같이 기업의 몫이 되기 때문에 민간의 적극적인 투자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상과 같은 제도개선의 성과를 촉진시키기 위해서는 방위사업 주체의 인식과 발상이 전환되어야 한다. 먼저 ADD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방위사업의 최종 상태는 제품의 경쟁력이다. 이를 위해 출연기관은 기업과 긴밀한 협조체제 유지가 필수적이다. 출연기관은 기업이 부족한 기술과 장비 그리고 시험평가 설비를 적극 지원하여 대부분의 연구·개발은 기업이 주관하도록 해야 한다. 출연기관은 기업이 주관할 수 없는 비닉·비익 연구개발에 집중하여 제품의 기술력을 향상시킨다. 기업도 과거 출연기관의 지원에 안주해온 관행에서 벗어나 스스로 연구·개발하려는 자세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제부터 방산기업은 민수와 같이 경쟁력 강화를 위한 과감한 연구·개발 투자를 해야 한다.

결과적으로 방산제품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정부 개혁에 발맞춰 출연기관과 기업의 인식 전환이 절실하다.

임한규 전 한국방위산업진흥회 전무이사

최신 뉴스두고 두고 읽는 뉴스인기 무료만화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