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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2 (일)

최태원 SK 회장 “CEO가 혁신의 수석 디자이너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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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최고경영자(CEO)들에게 "딥 체인지(Deep Change·근본적 혁신)를 가속화하기 위해 디자인 역량을 발휘해달라"고 주문했다.

조선비즈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8일 제주도에서 열린 ‘2019년 CEO 세미나’에서 CEO들에게 혁신의 디자이너가 되어달라고 주문하고 있다./SK그룹 제공



최 회장은 18일 제주도에서 열린 ‘2019년 CEO 세미나’ 폐막 연설을 통해 "지금까지 CEO는 ‘결정권자’ 혹은 ‘책임자’로만 인식됐지만, 앞으로는 딥 체인지의 ‘수석 디자이너(Head Designer)’로 자리매김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기존 관행에서 벗어나 비즈니스 모델과 일하는 방식을 혁신하기 위해서는 CEO들이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디자인 사고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다.

최 회장은 "비즈니스 모델 진화∙전환∙확장, 자산 효율화, 인적자본 확보 부문에서 딥 체인지의 모든 과제들이 도전적인 만큼 기존의 익숙한 생각으로 접근해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매년 열리는 CEO 세미나는 2박 3일 동안 각 계열사 CEO들이 각 회사의 비즈니스 모델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지에 대해 발표하고, 난상토론을 벌이는 SK그룹 최고위급 전략회의다. 지난 16일부터 열린 세미나는 ‘딥 체인지 실행, 구성원들이 함께 만드는 행복’을 주제로 진행됐다. 최 회장과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 조대식 의장과 수펙스추구협의회 7개 위원회 위원장, 각 사 CEO와 임원 등 총 80여명이 참석했다.

최 회장은 ‘성공한다고 행복해지는 것은 아니지만 행복해지면 성공할 확률이 높아진다’는 행복 경영의 가설을 소개한 뒤 CEO들이 각 사가 수립 중인 ‘행복 전략’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해 줄 것을 주문했다.

그는 "기업이 이윤을 창출하기 위해 치밀한 전략을 세우는 것처럼 행복을 추구할 때도 정교한 전략과 솔루션(대응안)이 필요하다"며 "불확실성의 시대에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고 모두의 행복을 지키려면 만반의 대비를 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딥 체인지를 이끌 디지털 전환 속도, 사람에 대한 투자를 통한 인적자본 강화에 SK의 미래가 걸려 있다"고 덧붙였다.

CEO들은 이번 세미나에서 경영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SK구성원이 행복해야 고객 등 이해관계자도 행복하다는 ‘행복 전략’ 고도화 ▲SK경영관리체계(SKMS) 개정 ▲사회적가치 성과 가속화 ▲SK 유니버시티를 통한 딥 체인지 역량 육성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인공지능(AI)∙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 활용, 사회적 가치 추진 등을 통해 고객과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 혁신 전략도 가속화하기로 했다.

우선 CEO들은 앞으로 고객의 범주를 산업 내 가치사슬 전∙후방으로 확장하겠다는 전략을 발표했다. 각 사는 특정산업 영역 내 ‘경쟁우위 제품∙서비스 공급자’에서 ‘고객·이해관계자 니즈(요구) 충족 및 문제해결 주체’로서 기업의 정체성을 바꿔 나가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CEO들은 그룹의 경영관리체계인 SKMS에 사회적 가치가 곧 이해관계자의 행복임을 명시하고, 사회적 가치에 기반한 비즈니스 모델 혁신이 필요하다는 내용을 반영하는 것을 검토하기로 했다. 그룹 차원에서도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사회적가치(SV)위원회를 중심으로 ‘사회적 가치 추진 체계’를 내년 3월까지 공표하기로 했다.

딥 체인지를 위한 구성원들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내년 1월 출범하는 ‘SK 유니버시티’ 밑그림도 공유됐다. SK 유니버시티는 인적 자본 축적 및 확보를 위한 그룹 차원의 통합 교육인프라가 필요하다는 최태원 회장의 제안에 따라 지난 7월부터 설립 준비가 진행됐다.

교육과정은 AI, 디지털 전환, 사회적 가치, 글로벌, 리더십, 매니지먼트, 행복, 디자인 등 8개 분야에 걸쳐 450여개 과정이 1차로 개설된다. 내부 임원, 외부 교수진, 실무 전문가, 상근 연구원 등이 교수진으로 투입될 예정이다. 구성원들이 업무 시간의 10%, 연간 200시간 이상 학습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설계 중이다. 구성원들은 온∙오프라인을 통해 강의를 들을 수 있다. 이를 위해 전용 온라인 학습 사이트를 구축 중이며, 기존 연수시설 등 6~7곳을 교육장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은 "SK의 행복 경영이 올바른 길이라는 확신을 갖고 ‘행복 전략’을 자신감 있게 추진해 SK를 더욱 더 행복한 초일류 기업으로 만들어 나가자"고 했다.

안상희 기자(hu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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