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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3 (월)

조태열 주유엔대사 "외교환경 엄중…잘못하다간 위기상황 올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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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외교 환경이 엄중한 상황이기 때문에 이것을 잘 헤쳐나가지 못한다면 위기적 상황으로 갈 수도 있습니다. 그것을 지혜롭게 헤쳐나가는 것이 우리 외교의 과제입니다."

이번주 이임을 앞둔 조태열 주유엔 대사(64)가 17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주유엔 한국대표부에서 열린 현지 주재 한국 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조 대사는 "외교부 2차관으로 재직할 당시(박근혜정부 시절인 2013~2016년)에도 우리 외교가 위기라는 지적이 있었다"며 "당시에도 외교가 위기라기보다는 외교 환경이 위기적 상황이라고 얘기했고 이런 외교적 환경이 더욱 어려워질 게 틀림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외교 환경과 대화 상대국 사이에서 우리의 국익을 어디에 포지셔닝(위치)하는 것이 맞는지를 끊임없이 고민하고, 이런 측면에서 중심을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조 대사는 특히 "외교안보 분야에서만큼은 국론이 통일돼야 하는데 오히려 가장 분열된 모습"이라며 "늘 그것이 걱정이었고, 공직을 떠나며 더 큰 걱정을 하면서 (상황을) 보게 될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고 전했다.

미·북 대화 등 북한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 조 대사는 "지금은 상황이 상당히 어려워져서 아쉬움이 있다. 어떻게든 대화와 협상에 진전이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라며 "그게 안 됐을 때 상황을 생각하면 큰 두려움과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조 대사는 지난 15일 유엔대표부에서 개최한 리셉션에서 "지난 3년간은 저와 우리나라에 실로 엄청난 도전의 시간이었다"며 "투트랙(대화-제재) 프로세스를 관리하는 것은 제재와 압력 일변도의 정책보다 훨씬 더 힘들고 도전적이고 복잡한 일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청록파 시인 조지훈(1920~1968)의 3남인 조 대사는 '조지훈 시인의 아들'로서의 삶에 대해서도 풀어놨다.

조 대사는 "아버님은 많은 사람의 뇌리에 '지조 있는 선비'로 남아 있고, (타계 시에도) 도하 각 신문이 마지막 선비가 타계했다는 제목을 뽑았다"면서 "약 50년이 지난 상황에서도 보수·진보 양 진영을 아우르는 지식인 사회에서 아직도 존경받고 추앙받는 분이라는 것에 무한한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 = 장용승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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