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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3 (월)

'손혜원 부친 서훈' 국감 나온 피우진 "선서·증언도 거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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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피우진 전 국가보훈처장이 18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했으나 증인선서와 증언을 거부했다. 피 전 차장이 신상발언을 하고 있다. 변선구 기자 2019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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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오늘 이 자리에서 국정감사의 증인으로서 선서를 거부하며 일체의 증언 역시 거부합니다.”

18일 오후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장. 피우진(63) 전 국가보훈처장의 한 마디에 회의장이 술렁였다. 이날 피 전 처장은 손혜원 의원(무소속) 부친의 독립유공자 지정 경위와 관련한 증인으로 출석했다. 그런데 질문이 시작되기도 전에 증언대에 나와 ‘증언 거부’를 선언했다.

피 전 처장은 “자유한국당 고발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제 출석요구서에 ‘손혜원 의원 부친의 독립유공자 포상 과정 특혜 의혹’과 ‘산하기관장 사퇴 종용 의혹’이 심문 요지로 적혀있다”면서 “그런데 이 두 가지 모두 자유한국당이 검찰에 저를 고발한 내용”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7월 서울남부지검은 독립유공자 특혜 선정 의혹으로 고발된 손 의원을 무혐의 처분했다. 피 전 처장 역시 청탁 선정 혐의가 없다고 결론 내렸다. 한국당이 “다시 수사해달라”며 서울고검에 항고한 상태다. 피 전 처장이 2017년 7월 3개 산하기관 기관장들의 사퇴를 종용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서울 동부지검이 수사를 진행 중이다.

피 전 처장은 이 같은 상황을 설명하며 “국회에서의 증언 및 감정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은 증인이 형사소추 또는 공소 제기를 당할 수 있는 경우 증언뿐만 아니라 선서까지도 거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변호인의 조언에 따라 저는 오늘 이 자리에서 선서 및 일체의 증언을 거부한다”고 반복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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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석 자유한국당 의원이 18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피우진 전 국가보훈처장이 증인 선서와 증언 거부를 한 것에 대해 비판 발언을 하고 있다. 변선구 기자 2019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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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은 거세게 반발했다. 김종석 한국당 의원은 “정당한 이유 없이 선서와 증언을 거부한 증인은 3년 이하의 징역, 1000만원 이상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릴 수 있다”면서 “국민과 국회를 무시한 피 전 처장을 정무위가 고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의동 바른미래당 의원도 “새로운 보훈처장이 임명된 것이 8월이고, 이번 국감에서 다루는 것은 피 전 처장의 재임 중 기간이 해당한다”며 “증언을 거부하는 것은 의원들의 국정 수행을 방해하는 행위로 피 전 처장을 고발 조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진태 한국당 의원은 “불출석, 증언거부죄에 국회 모욕죄까지 추가해 고발해야 한다”고 했다.

국감 등 국회의 증인 요청에 이를 아예 거부하거나, 채택된 뒤 불출석하는 경우는 종종 있지만 피 전 처장처럼 국회 국감장에 나와 증언 거부를 선언하는 경우는 드물다. 최근 선례는 6년 전이다. 지난 2013년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이 국정원 대선개입 축소 은폐와 관련한 국정조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형사재판이 진행 중”이라며 증인선서를 거부했다.

이날 상황은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민병두 정무위원장이 “여야 간사 간 논의가 필요하다”며 잠시 정회 선언을 한 뒤 정리됐다. 민 위원장은 10여분 간 정회 후 “피 전 처장과 변호사에게 국회 권위를 존중하는 차원에서 선서할 것을 독촉하고 당부했으나, 증인에게 부여된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해서, 선서 없이 질의하게 됐다”고 말했다. 피 전 처장이 할 국감 증언의 법적 효력을 인정하지 않는 대신, 여야 의원들과의 문답은 진행한다는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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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국무총리가 15일 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19.10.15 김상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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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무위 국감장에서는 이날 오전 이낙연 국무총리의 거취에 대한 이야기도 오갔다. 정운현 국무총리 비서실장은 김성원 자유한국당 의원이 “이 총리 사퇴 보도에 대해 오보면 정정보도를 요청하지 않았느냐”고 묻자 "강하게 요청했는데 이뤄지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어 정 실장은 “12월까지 적어도 총리 일정에 변동이 없다”며 “연말까지는 (이 총리가) 사퇴하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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