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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5 (수)

[N초점]② '주목! 여성 감독'…'벌새' 김보라 vs '메기' 이옥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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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라 감독(왼쪽)과 이옥섭 감독 / 뉴스1 DB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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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독립영화계에서는 늘 무슨 일인가가 벌어지고 있다.

'상업 영화'와 구분되는 개념으로 '독립 영화'를 볼 때, 왠지 모르게 이해하기 어려운, 예술성만 높은 작품들을 떠올리게 마련이다. 하지만 요즘 볼 수 있는 '독립 영화'들은 그렇지 않다. 자본이 들어가고, 많은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상업 영화'에서는 꿈꿀 수 없는 다양성과 재기발랄함으로 색다른 재미를 안긴다. 비슷한 작품들만 찍어내기 쉬운 상업 영화에 비해 더 풍성한 이야깃거리가 가득하다. 특히 최근에는 여성 감독들이 부각되고 있다. 자기만의 문법으로, 자기만의 목소리를 내놓는 이들의 영화는 관객 뿐 아니라 기성 영화계에도 새로운 영감을 불어넣는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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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새' 메인 포스터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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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벌새' 김보라 감독

영화 '벌새'는 베를린영화제 섹션 14+에서 대상을 받을 것을 비롯해 해외영화제에서 무려 28관왕을 달성했다. 1994년 서울을 배경으로 중학생 소녀가 여러 명의 인물들과 크고 작은 관계를 맺으며 성장하는 내용을 그린 이 영화는 '성수대교가 무너졌던 1994년 서울'이라는 매우 특수한 배경을 다루고 있지만, 전세계 관객들이 공감할만한, '관계'와 '성장'이라는 보편적인 주제 담고있다.

김보라 감독은 2011년 공개했던 자신의 단편 영화 '리코더 시험' 이후 무려 8년 만에 장편영화 '벌새'를 내놓았다. '리코더 시험'이 가족들에게 칭찬 받기 위해 열심히 리코더 시험을 준비하는 9살 은희의 이야기를 그렸다면, '벌새'는 막 사춘기에 들어선 중학교 2학년 은희가 가족과의 관계, 친구와의 관계, 남자친구와의 관계, 그리고 유일하게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주는 영지 선생님과의 관계를 통해 성장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마음을 울리는 메시지를 갖고 있는 이 영화는 90년대 중고등학교 시절을 보낸 국내 관객들에게도, 지금 현재 청소년기를 보내는 10대 관객들에게도 크게 '어필'되는 작품이다. 시대적 정서 뿐 아니라 청소년들의 감성을 잘 녹여내 다양한 연령층 관객의 공감을 자아내기 때문이다. 약 7년이라는 준비 기간 한 편의 소설을 쓰듯 각각의 캐릭터와 사건들을 짜내려간 김보라 감독의 섬세한 시나리오와 연출은 빛을 발했다. '벌새'를 사랑하는 팬들은 '벌새단'이라는 팬덤을 만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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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기' 포스터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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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기' 이옥섭 감독

'메기'는 재기발랄한 단편 영화들을 연출한 이옥섭 감독의 새로운 장편 영화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4관왕을 차지하며 관객들의 뜨거운 지지를 받았던 이 영화는 취업난과 불법촬영, 관계의 균열 등 '믿음'과 '불신' 사이에 놓인 험난한 세상에 대한 이야기를 발칙한 상상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국가인권위원회 제작 14번째 인권 영화로 이주영과 문소리, 구교환, 전우희, 박경혜 등이 출연했다.

이옥섭 감독은 절친한 배우이자 동료 감독인 구교환과 함께 공동 연출한 '연애다큐' '플라이 투 더 스카이' '걸스온탑', 단독 연출한 '오늘 영화' '엄마를 찾아주세요' '라즈 온 에어' '4학년 보경이' 등의 영화를 통해 이미 상당한 팬덤을 보유한 독립영화계 '에이스' 감독이다.

이번 영화의 제목이 '메기'인 이유는 영화 속에 민물고기 메기가 등장해 의미있는 메시지를 던지기 때문이다. 천우희가 목소리 연기를 한 메기는 영화 중간에 종종 등장해 위로를 던진다. 이 감독은 영화 언론배급시사회에서 "어항에 걸맞지 않은 물고기가 들어있는 상상이 저를 글을 쓰게 만들었다"면서 "어항에 어울리는 물고기는 뭐고 아닌 것은 뭘까 생각하게 됐다. 어항 속에 금붕어가 익숙한데 쓰다 보니까 뱀장어가 들어갔어도 됐는데 왜 메기일까 했다"고 말하며 질긴 생명력으로 살아남는 메기가 주인공의 고민에 도움과 위로를 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처럼 이옥섭 감독의 남다른 감성은 영화에도 고스란히 들어가 좀처럼 볼 수 없는 독특하지만 재밌는 영화가 완성됐다.
eujene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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