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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5 (수)

[N초점]① '주목! 여성 감독'…'가보연' 김한결 vs '82년생 김지영' 김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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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가장 보통의 연애, 82년생 김지영 포스터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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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독립영화계 뿐 아닌 상업영화계에서도 여성 감독들의 활약이 빛나고 있다. 영화 '가장 보통의 연애'로 장편 영화 데뷔를 성공적으로 치른 김한결 감독에 이어 지난 14일 진행된 언론시사회를 통해 영화 '82년생 김지영'을 처음으로 공개한 김도영 감독의 연출력이 주목받고 있다. '가장 보통의 연애'는 지난 2일 개봉해 줄곧 한국영화 1위를 차지했고, '82년생 김지영'도 그 흥행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뜨겁다.

두 여성 감독이 연출한 두 편의 상업영화가 보여준 장르와 여성 캐릭터가 다르다는 점도 흥미롭다. '가장 보통의 연애'는 로맨틱 코미디 장르고, '82년생 김지영'은 원작 소설을 기반으로 한 드라마 장르다. '가장 보통의 연애'의 여자 주인공 캐릭터인 선영은 기존 로맨틱 코미디의 캐릭터와는 다른 매력을 보여줬고, '82년생 김지영'의 주인공 김지영은 대한민국의 보편적 여성을 대변하는 대명사 격의 캐릭터로 그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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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가장 보통의 연애 스틸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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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한결 감독의 '가장 보통의 연애'

김한결 감독이 연출한 '가장 보통의 연애'는 전 여친에 상처받은 재훈(김래원 분)과 전 남친에 뒤통수 맞은 선영(공효진 분), 이제 막 이별한 두 남녀의 솔직하고 거침없는 현실 로맨스를 그린 영화다. 지난 2일 개봉해 외화 '조커'의 뒤를 이어 전체 박스오피스 2위, 한국영화 박스오피스 1위를 수성했고 개봉 일주일만에 손익분기점 150만을 돌파했다. 지난 17일까지 집계된 누적관객수는 227만7335명이다.

'가장 보통의 연애'는 재훈과 선영의 직장을 배경으로 한 30대의 솔직하고 현실적인 로맨스로 호평을 받았다. 두 남녀가 오해로 얽혔다가 설레는 썸도 탔다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기까지 평범한 연애사를 따라가지만 조금도 상투적이지 않게, 유쾌하게 풀어냈고 매력적인 캐릭터 플레이와 톡톡 튀는 대사들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모두에게 익숙한 연애사 뿐만 아니라 직장생활 등에도 깊게 공감할 수 있었던 연출력이 돋보였다.

특히 공효진이 연기한 선영의 캐릭터가 많은 호응을 얻었다. 선영은 바람피운 전 남자친구에게 과감하게 돌직구를 날리거나, 첫 만남에 말을 놓는 직장 상사 재훈에게 똑같이 반말로 응수할 만큼 당당한 캐릭터였다. "너희 남자들에게는 관계 못한 첫사랑 빼고 다 걸레지?"라는 직설적인 멘트를 날릴 수 있는 동시에 사랑에 냉소적일 수밖에 없는 상처를 품은 입체적인 캐릭터로 공감과 지지를 이끌어냈다. 기존 로맨틱 코미디 장르의 틀에서 벗어난 새로운 캐릭터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고무적인 화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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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년생 김지영 스틸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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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도영 감독의 '82년생 김지영'

오는 23일 개봉하는 '82년생 김지영'은 1982년 태어나 2019년 오늘을 살아가는 김지영(정유미 분)의 아무도 몰랐던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조남주 작가의 동명 원작 소설이 원작이다. 원작은 지난 2016년 출간 이후 2년만에 100만 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며 사회적 화두를 던졌고, 영화화 소식은 제작 및 캐스팅 단계부터 큰 화제를 모았다.

원작 소설은 대한민국 여성으로서 겪는 아픔과 차별, 부당한 대우들을 집약해놓은 캐릭터였던 주인공 김지영의 이야기로 여성 독자들의 지지를 얻었으면서도, 남성들의 반감을 불러와 젠더 갈등을 빚었다. 출발부터 젠더 갈등을 안고 시작한 이 영화는 개봉 일주일 전이지만 지난 17일 오전 예매율 3위까지 치솟는 등 많은 관심을 입증했다.

영화화된 '82년생 김지영'은 3년 전 출간 된 소설과 달리, 젠더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방향으로 크게 한 발 나아갔다는 인상을 주진 못한다. 주인공 김지영이 자존감과 주체적인 삶을 찾기 위해 선택하고 싶은 길은 육아와 가사를 하는 여성이 아닌, 일하는 여성이 되는 것으로, 주부의 삶은 마치 불행한 것으로 귀결짓는 방향에 여전히 반감이 들 여지도 있다. 또한 여성이 겪는 사회 시스템에 대한 지나치게 자조적인 관점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점도 지적되고 있다.

다만 소설과 달리 희망을 제시하려 한 감독의 선택은 고무적이다.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여성의 모습을 담고 싶어했다는 점에서 소설과 달리 한발 나아가려 고심한 흔적을 엿볼 수 있다. 또한 김도영 감독은 연기자 출신으로 정유미 공유 그리고 김미경 등 배우들의 일상적인 감정선을 담아내는 데 세밀한 연출력을 보여줬다. 정유미와 김미경이 연기한 모녀 관계를 통해 여성이 연대하면서 서로 위로해 가는 과정은 젠더 갈등을 넘어서는 감동을 안겨준다.
aluemcha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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