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Q 신제품 '뱀파이어치킨'
맵기 1~3단계로 나눠…3단계는 스코빌 '1만4000SHU'
1단계는 약간 매운 정도…진짜 매운맛은 2단계부터
3단계는 먹고 서너시간 지나면 속까지 아려와
(자료=제너시스BBQ) |
[이데일리 이성웅 기자] 매운맛 전성시대다. 2012년 출시 당시만 해도 매운맛의 강도가 충격적이었던 삼양식품 ‘불닭볶음면’은 누적 판매량 18억 개를 넘기며 매운맛의 기준이 됐다.
붉닭볶음면은 매운맛의 정도를 나타내는 지수인 스코빌이 4400SHU에 달했다. 불닭볶음면의 흥행 이후 매운맛의 강도는 더욱 세졌다. 삼양식품은 스코빌 지수 8706SHU의 ‘핵불닭볶음면’을 한정 판매했고 이어 1만SHU의 핵불닭볶음면을 정식 출시했다.
매운맛의 끝은 어디까지일까. 지난 1일 제너시스BBQ가 운영하는 치킨브랜드 BBQ는 신제품 ‘뱀파이어치킨’을 출시했다. 뱀파이어치킨의 스코빌 지수는 1만4000SHU. 불닭볶음면의 3배를 넘는 수준이다.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BBQ 종로본점에서 열린 뱀파이어치킨 시식 행사에 참석해 ‘무모한 도전’에 나섰다.
행사장에 들어서자 이미 식탁에 치킨이 준비돼 있었다. 약간 매운 향을 내는 양념 치킨을 보며 ‘사진보단 덜 매워 보인다’고 생각했다. 시식 참가자들이 마음을 놓게 하려는 주최 측의 의도였을까. 이는 이날의 주인공인 뱀파이어치킨이 아닌 앞서 출시한 ‘극한매운왕갈비치킨’이었다.
왼쪽부터 BBQ ‘뱀파이어치킨’ 1~3단계. 3단계의 스코빌 지수는 1만4000SHU로 국내에서 가장 매운 음식이지만, 색은 1~3단계가 큰 차이가 없다.(사진=이성웅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뱀파이어치킨 1단계인 ‘버닝’과 맵기가 비슷하다는 설명에 바로 먹어보니, 일반 양념치킨보다 약간 더 매운 수준이었다. 안심했다.
이윽고 뱀파이어치킨 1단계가 등장했다. 테이블에 올라가는 치킨의 수가 늘어날수록 행사공간은 매운 향으로 가득 찼다. 눈앞에 놓인 닭다리 두 조각은 색깔이 말 그대로 뱀파이어의 이빨에 맺힌 피를 연상케 했다. 일반적인 매운맛 치킨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시위하는 듯도 보였다.
한입 베어 물자 우려했던 것보단 맵지 않았다. 3단계가 1만4000SHU이기 때문에 1단계는 못해도 불닭볶음면 정도는 될 거라 생각했지만, 그보단 덜 맵게 느껴졌다. 매운 음식을 어느 정도만 먹을 수 있어도 충분히 도전해 볼만 했다. 물론 참가자 40명 중에는 1단계의 문턱을 넘지 못한 사람도 있었다.
1단계에서 안심한 뒤 2단계 다음 도전에 나섰다.
뱀파이어치킨은 겉보기로는 1·2·3단계가 큰 차이가 없다. 이 역시도 먹는 이의 방심을 불러일으키는 요소다.
본 게임은 2단계 ‘블러드’부터였다. 첫 느낌은 1단계부터 약간 더 맵다 했는데 30초가 지나자 반응이 왔다. 콧잔등에 땀이 맺히는 것 같더니 이내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여기저기서 연신 “습! 습!”하면서 거칠게 숨을 들이마시는 소리가 들렸다. 참가자 절반 정도가 2단계에서 ‘중도 포기’를 선언했다.
BBQ ‘뱀파이어치킨’ 3단계 ‘헬게이트’. 색은 1단계와 차이가 없지만, 눈을 맵게 만드는 향이 두려움을 부른다.(사진=이성웅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대망의 3단계 ‘헬게이트’다. 치킨을 갖고 들어오는데 ‘극강의 매운맛’임을 바로 알아챌 수 있었다. 3단계부터는 아예 향 자체가 달랐기 때문이다. 이미 눈물샘이 먼저 반응하고 있었다.
2단계에선 신체 반응이 있기까지 30초가량의 시간이 걸렸다면, 3단계는 즉각적이었다. 먹자마자 두피에 땀이 차올랐다. 매운맛을 넘어선 ‘아픈 맛’이다.
입술이 부어오르고, 혀가 얼얼하고, 편도 주위가 따가웠다. 확실히 지금까지 먹어본 어떤 음식보다 매웠지만, 참을만했다. 그런데 참지 말았어야 했다.
3단계 성공자들을 대상으로 치러진 번외 행사에 도전해 3단계 치킨 총 다섯 조각을 다시 먹었다. 혀가 마비됐는지 입안의 통증은 사라지고 대신 속앓이가 시작됐다. 이름 그대로 ‘헬게이트(지옥문)’가 따로 없었다.
객기만 가지고 도전할 음식이 아니다. 혈기와 용기는 물론 우유와 위장약까지 있어야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한편, BBQ는 뱀파이어치킨을 시작으로 ‘세계 맛 좀 볼래’ 콘셉트로 내년 연말까지 매달 신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