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기 "통일수도로 평양 생각하나"…박원순 "서울시민 모독"

질의하는 김석기 의원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김지헌 기자 = "통일이 되면 수도를 평양으로 해야 한다는 생각 갖고 계십니까?"

"그건 모독적 발언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그런 질문을 할 수 있습니까. 사과하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17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자유한국당 김석기 의원의 갑작스러운 질문에 박원순 시장이 발끈하면서 잠시 소란이 일었다. 이 과정에서 박순자 국토교통위원회 위원장이 박 시장에게 "신중하게 답변해달라"며 경고를 보내기도 했다.

김 의원은 "금년에만 서울시가 대북교류사업에 약 150억원을 투입했고 2015년 7월 서울평양 동반성장을 위한 기초연구 용역으로 8억원을 서울연구원과 수의계약을 했다"며 "연구용역 보고서가 대단히 충격적이다. 한마디로 서울시가 세금 8억 들여서 북한 평양시 발전계획을 세운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북한이 미사일 왜 쏘는지 아시죠. 서울에 떨어뜨리려고 연습하는 것 아닌가"라며 "이런 상황에서 평양시 발전계획을 세우고 있는데 통일 되면 수도를 평양으로 해야 한다는 생각 갖고 있나"라고 질문했다.

질의듣는 박원순 서울시장 (서울=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 박원순 서울시장이 17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2019.10.17 seephoto@yna.co.kr

이에 박 시장은 "저와 1천만 시민을 모독하는 발언"이라며 "서울시장한테 국감 질문하면서 통일 수도를 평양으로 한다는 질문을 하십니까. 사과하셔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발끈했다.

박 시장은 "제가 1천만 시민을 대표하는 사람인데 질문을 그렇게 하냐"며 "상식에, 예의에 맞지 않는다. 말이 안 되는 질문"이라며 황당해했다.

그러자 김 의원은 "국회의원이 국감에서 질문을 했는데 답을 안 한다"고 응수했고, 박 시장은 "그런 질문을 할 상황인가"라며 받아쳤다.

두 사람이 대치하는 과정에서 여야 의원들 간 고성이 오가자 박순자 위원장이 박 시장에게 "의원 지적이 다소 본인 생각이나 뜻과 다르더라도 숙의하고 더 진지하고 신중한 답변을 해주시길 당부드리겠다"며 "경고의 말씀 드리겠다"고 지적했다.

박 위원장은 김 의원에게도 "상대를 존중하는 마음으로 질의를 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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