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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8 (월)

KT 채용비리 이석채 전 회장 "사리사욕 없이 국가 위해 헌신…먼지털이 수사·재판, 깡으로 버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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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 딸 등 유력인사 친인척을 부정 채용한 혐의(업무방해)로 재판에 넘겨진 이석채 전 KT 회장이 재판에서 억울한 심경을 토로했다.

17일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판사 신혁재) 심리로 진행된 보석 청구 사건 심문에서 이 전 회장은 "사리사욕 없이 국가를 위해 헌신해왔지만 이후 먼지털이식 수사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앞서 15일 법원에 보석신청을 했다.

이 전 회장은 "김성태 의원 딸이 KT에 근무하고 있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며 "(부정 채용과 관련한) 다른 4명에 대해서도 보고는 받았지만 채용을 지시하거나 채용 과정을 묻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전 회장은 국가 경제와 기업의 성장에 기여한 바를 강조하며 자신이 이권에 조금도 개입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검찰에서 대단한 죄인으로 취급해 악랄한 사람 같이 됐지만 이 나라의 일자리를 늘리고 인프라를 굳건하게 해왔다"며 "KT의 채용 인원을 회장 취임 전 150명에서 취임 후 1000명으로 늘리고, 아프리카 정상회담에 갔을 때는 과로로 인해 시신경이 막혀 한쪽 눈이 안 보이는 상황에서도 시장을 뚫어내 UN이 인정하는 민관 협력 모델을 구축했다"고 말했다. 이어 "KT의 모든 임대차 현황을 전산화했고, KT에 입점한 커피숍, 음식점 등의 이권에 단 한번도 개입한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수 년간 이어진 검찰 수사를 강도높게 비판했다. 그는 "30여건 이상의 고소·고발이 이어지고 현재 진행 중인 3~4건의 재판 외에는 무죄 판결을 받았음에도 피해 보상을 받은 건 695만원 뿐"이라며 "내가 잃어버린 시간과 그동안의 고통은 누가 보상해줄 것이냐"고 말했다. 이어 "깡으로 버티고 있지만 사실 건강이 안좋다"며 "(공판이 끝나고 늦게 구치소로 돌아가면)식사가 없고 한 달에 대 여섯 번 굶으면 체중이 2~3kg 빠진다. 건강한 몸으로 막강한 검찰과 정정당당하게 싸우고 싶다"고 호소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반성의 여지가 전혀 없고, 보석으로 석방될 시 피고인들과 공모해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며 보석에 반대하는 입장을 분명히했다.

한편 이날 이 전 회장과 함께 재판에 넘겨진 서유열 전 KT 홈고객 부문 사장, 김상효 전 인재경영실장, 김기택 전 상무 등의 결심공판이 열렸다. 서 전 사장은 최후 진술에서 "거짓말을 해서 죄를 회피할 생각 없고, 오직 진실을 밝히겠다는 생각으로 증언했다"며 김성태 의원과 이 전 회장의 저녁자리가 김 의원 딸이 채용된 2011년이었음을 재차 강조했다.

[김유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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