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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지적장애 여성 살해·암매장… “성매수남에 신상 알려 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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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게티이미지뱅크


전북 익산의 한 원룸에서 지적 장애 여성을 상습 폭행해 숨지게 한 뒤 시신을 야산에 암매장한 일당은 피해 여성이 성매수남에게 자신들의 신상정보를 발설하자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주지검 군산지청은 A(26)씨 등 3명을 살인·살인방조와 공동상해 등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17일 밝혔다. 또 범행을 도운 B(32·지적장애)씨 등 2명을 사체유기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17일 밝혔다.

A씨 등은 지난 8월18일 오후 익산시 한 원룸에서 함께 생활하던 지적장애 여성 C(20)씨를 세탁실에 감금, 폭행해 숨지자 시신을 경남 창원의 한 한 야산에 몰래 묻어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뒤늦게 이런 사실을 인지한 한 동거인이 집을 나가자 신고하지 못하도록 승용차로 납치해 원룸에 감금한 혐의도 받는다.

조사 결과 A씨 등은 지난 4월부터 익산의 한 원룸에 모여 살면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알게 된 가출 여성 C씨에게 “조건만남을 하면 돈을 벌 수 있다”고 유혹해 대구에서 익산으로 오게 한 뒤 함께 생활하면서 자신들의 말을 잘 듣지 않는다는 이유 등으로 상습적으로 폭행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들은 C씨가 성매수남에게 자신들의 신상을 말했다는 이유로 장기간 세탁실에 가둔 후 음식도 제대로 주지 않은 채 무차별적으로 폭행했다. 한 성매수남은 SNS로 A씨 등에게 “당신의 전화번호를 알고 있다”고 연락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C씨의 건강 상태가 극도로 악화돼 빈사 상태에 놓였는데도 이들의 폭행을 그치지 않았고, 급기야 지난 8월에는 C씨의 코와 입에 물을 집어넣어 살해한 뒤 유기한 것으로 밝혀졌다.

범행은 살인과 시신 유기 이후 1개월 가량 지난 지난달 중순 범행을 목격한 한 동거인이 집을 나가자 차량으로 그를 납치·감금했다가 가족의 신고로 경찰에 검거돼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탄로났다.

A씨 등은 그동안 조사에서 폭행 등 혐의 대부분을 인정하면서도 “사망할 줄 몰랐다”며 살인의 고의성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피해자의 심적 안정을 위해 진술조력인을 동석시켰으며 C씨 유족과 이들에게 납치감금된 동거인에 대해서는 경제적 지원과 함께 심리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피해자 보호 조치하기로 했다.

전주=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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