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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이슈 책에서 세상의 지혜를

박노해가 지난 20년간 세상 곳곳에서 만난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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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유랑 정리한 '박노해 사진에세이' 첫 출간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날카로운 꽃받침에 감싸인 목화솜을 하나하나 / 골라 따내는 소녀들의 손에는 핏방울이 붉은데 / 그 손으로 따낸 목화솜은 눈이 부시게 희어서 / 면 옷을 입고 쓰는 나는 불현듯 심장을 찔린다."

2011년 파키스탄 펀자브주 바하왈푸르를 찾은 박노해는 목화밭을 카메라에 담았다. 파키스탄, 그리고 인접한 인도에서는 세계 목화솜의 3분의 1이 생산된다. 목화솜은 만개한 꽃처럼 아름답지만, 그것을 따는 여린 손을 보노라면 마음이 아려온다.

박노해는 1980년대 시집 '노동의 새벽'(1984)으로 유명한 시인이자 최근 다시 회자하는 '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사노맹)의 중심에 선 노동운동가였다.

1998년 특별사면으로 석방된 박노해는 아프리카, 중동, 중남미 등을 돌며 가난과 분쟁 현장을 기록하고 생태·평화 운동에 힘썼다. 17일 발간된 '하루'(느린걸음 펴냄)는 지난 20여년의 지구 유랑을 재정리한 '박노해 사진에세이' 시리즈의 첫 번째 결과물이다.

박노해는 티베트, 볼리비아, 파키스탄, 인도, 페루, 에티오피아 등 11개국에서 마주한 하루를 37점의 흑백 사진과 단상으로 전한다. 책은 136쪽. 1만 8천원.

박노해 사진을 소개하는 동명의 전시도 지난 6월 종로구 통의동으로 이전한 라카페 갤러리에서 진행 중이다. 라카페 갤러리는 박노해가 2000년 설립한 비영리사회단체 나눔문화가 운영하는 대안 문화공간이다. 내년 1월 10일까지 이어지는 '하루' 전은 무료다.

연합뉴스

[나눔문화 제공]



ai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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