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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도심 속 휴식공간 광주 풍암저수지 '가을 녹조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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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순환 안되는데다 오염수 유입 많아

뉴스1

17일 오전 광주 서구 풍암동 풍암호수공원에 주민들이 녹조로 물든 저수지를 손으로 가리키고 있다.2019.10.17/뉴스1 © News1 허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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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스1) 허단비 기자 = "해가 갈수록 녹조가 더 심해지는 것 같아요."

17일 오전 광주 서구 풍암동 풍암호수공원(풍암저수지)이 온통 초록색으로 물들어 있다. 온통 녹조로 가득 차 저수지에서 푸른빛의 물색은 찾아볼 수 없다.

호수공원을 산책하는 시민들은 하나같이 입을 모아 "몇 년 동안 지속했으면 개선될 만한데 해가 지날수록 녹조가 더 심해지는 것 같다"며 혀를 찼다.

광주도심의 호수 가운데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풍암호수공원은 시민들이 산책과 운동을 하기 위해 많이 찾는다. 이날 오전만 해도 수십 명의 시민들이 공원에서 산책을 하고 있었다.

풍암동에 거주하는 박모씨(55·여)는 "그래도 올해는 악취는 덜한 것 같은데 초록빛은 더 심하다"라며 "전에는 붕어, 오리도 살았는데 녹조가 심해서인지 다 어디 가고 없다. 동물도 못 사는데 사람한테는 해가 없을까 의문이다"고 말했다.

이모씨(50·여)는 "너무 오래전부터 녹조가 있어서 언제부터 심해졌는지 기억도 안난다. 여름에 한창 심하다가 누그러들곤 하는데 올해는 10월까지도 녹조가 심한 것 같아 무슨 문제가 있는 건 아닌가 싶다"면서 고개를 갸우뚱했다.

'날이 갈수록 녹조가 심해진다'는 주민들과 달리 해당 지자체와 관리주체인 한국농어촌공사는 "녹조가 점점 완화되고 있다"면서도 "녹조의 주된 원인을 찾아 하나씩 제거해가고 있다. 녹조의 완전한 해소를 위해 유관기관과 대책을 논의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주민들은 유독 풍암저수지 녹조가 심한 것에 의문을 제기했다.

첨단지구에 거주하는 김모씨(45)는 "물이 고여있어 녹조가 생기는 것이면 다른 저수지들도 다 녹조가 심해야 하는 것 아닌가. 유독 풍암저수지만 심해 무슨 문제가 있는 건 아닌지 걱정된다. 수십년 동안 녹조가 있었는데 없애지 못하는거면 뭔가 지리적으로 문제가 있는건지 궁금하기도 하고 답답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다른 저수지보다 녹조가 심하다는 지적에 대해 한국농어촌공사와 서구청은 풍암저수지 규모가 크고 수심이 깊은 것이 녹조가 심한 이유라고 답했다.

또 호수 주변의 도시화가 진행돼 외부에서 유입되는 물이 차단된 반면 비가 왔을 때 오염수가 많이 유입돼 녹조가 심화됐다고 설명했다.

풍암저수지는 7만4000평으로 인근의 운천저수지(2만평)와 전평호수(1만3000평)보다 훨씬 규모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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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전 광주 서구 풍암동 풍암저수지의 녹조 현상이 마치 녹색 물감을 풀어놓은 것처럼 심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19.10.17/뉴스1 © News1 허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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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모와 수심이 적당한 운천저수지와 전평호수는 연꽃, 부레옥잠 등 수생식물이 잘 번식할 수 있지만 수심이 깊고 넓은 풍암호수는 녹조를 완화할 만큼의 수생식물이 번식하기에 적절하지 않은 환경이라는 것이다.

또 물이 순환되는 운천저수지와 달리 풍암호수는 물이 순환되는 통로가 없고, 지대가 주변보다 낮아 오염물질이 유입되면서 축적된 것이 녹조 현상을 촉진한다고 답했다.

실제 풍암호수에는 곳곳에 녹조방지 수질개선장치가 설치돼 있지만 장치 주변 불과 1~2m만 물이 찰랑일뿐 실질적인 수질 개선효과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구 관계자는 "풍암저수지 녹조현상이 다른 곳에 비해 유독 심해 녹조의 주된 원인을 찾고 개선해 나가는 중"이라며 "서창천 하천정비사업이 마무리되면 2022년에는 녹조가 완전히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단기대책으로 한국농어촌공사에서 수질관리를 위해 녹조제거제를 뿌리고 직접 녹조를 제거한다. 또 부레옥잠, 물배추 등 수생식물을 심어 녹조 완화에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기 대책으로는 하천정비사업을 벌여 내년 하반기에 유입관로를 설치해 영산강 물을 하루 7500톤씩 저수지로 유입시키면 두 달이면 45만톤의 저수지 물이 완전히 교체된다"며 "물이 순환되면서 녹조현상이 상당히 완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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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전 녹조로 물든 광주 서구 풍암저수지에 녹조방지 수질개선장치가 돌아가고 있다. 사진은 녹조방지 수질개선장치 안내문.2019.10.17/뉴스1 © News1 허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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