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금리 인하 여력 더 있다"(종합)

금통위 본회의 이후 기자간담회

의결문 "두 차례 금리인하 효과 지켜보고 결정"

이주열 "금리인하 여력 더 남아있어"

"내년 성장률 전망, 올해보다 나아질 것"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기자실에서 기준금리 인하 배경을 설명하며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금리정책으로 대응할 여력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16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 이후 가진 기자간담회에 자리에서다. 그는 “당분간 기준금리 인하 효과를 지켜보겠다”면서 신중한 입장을 나타내면서도 추가적인 완화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았다.

이날 한은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다. 기준금리는 지난 2017년 6월 이후 2년 4개월만에 역사적 최저 수준인 연 1.25%로 낮아졌다. 지난 7월 1.75%에서 1.50%로 인하한 이후 두 번째 회의만에 이뤄진 결정이다.

금리인하는 이미 예견됐던 바다. 이데일리가 이날 회의를 앞두고 지난 13일 경제ㆍ금융전문가 1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전원이 기준금리 인하를 예상했다.

관건은 추가 완화 여부다. 이날 본회의 이후 배포한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을 통해서 금통위는 “당분간 두 번의 금리 인하의 정책 효과를 지켜보면서 완화 여부의 추가 조정을 검토해 나가겠다”고 했다. 당분간 인하 기조가 휴지기에 들어설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이날 오전 시장금리는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상승(채권값 하락)했다.

7명의 금통위원 가운데 2명(이일형·임지원 위원)이 ‘동결’ 소수의견을 제시한 것도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과거보다 낮아진 금리정책의 경기부양 효과와 장기화된 저금리로 인한 금융불균형 누적, 수도권 부동산 가격 상승 등 한은이 추가로 금리를 내리기엔 부담스러운 요인도 산적해 있다.

그러나 이 총재가 ‘금리 여력이 더 남아 있다’고 한 말한 만큼 추가 인하 여지도 열어둔 것으로 평가된다. 의결문 문구에 대해서도 이 총재는 “추가 인하를 차단하기 위해 그런 문구를 넣은 것은 절대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금리 정책이 아닌 국채매입 등 비전통적인 정책수단을 도입할 가능성에 대해 “고려할 때는 아니다”라면서도 “다만, 향후 정책여력이 더욱 축소된다면 금리 이외의 정책수단의 활용가능성에 대해서는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내년 성장률 전망에 대해서는 올해보다 나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 총재는 “금년보다 성장률이 다소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는 대외여건이 내년에는 다소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에 기초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 총재는 “어제 발표된 국제통화기금(IMF) 전망에서 보듯이 거의 모든 전문기관들은 내년 중 세계경제 성장률과 교역 신장률이 금년보다 높을 것으로 보고, 반도체 경기도 점차 회복되면서 수출과 설비투자가 금년 대비 나아질 것으로 예상했다”고 부연했다.

그러나 여전히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은 남아있다고 봤다. 이 총재는 “긍정적인 것과 그렇지 못 한 것이 혼재돼 있다. 하나의 방향성을 이야기하기는 이르다”며 “미중 무역분쟁도 주요 이슈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채 남아 있고, 지정학적 리스크도 완화되는가 싶으면 다시 커지기도 한다. 주요국 경제지표도 개선조짐이 뚜렷하지 않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