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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4 (월)

기억을 지우거나 품거나…우리는 잘 살고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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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김선재 작가 소설집 '누가 뭐래도 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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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죽음'과 '기억'에 천착해 온 김선재의 사유가 더 짙게 묻어나는 소설집이 출간됐다. 저자는 시와 소설을 모두 쓰면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작가다.

그는 이번 소설집에서 고통스러운 과거를 지닌 인물의 목소리를 담아낸다. 그럼에도 섣불리 그들의 회복이나 치유를 암시하진 않는다.

독자들은 책에서 엄마에게 버림받고 한 집에 살면서 기상시간, 식사량, 염분 정도 등을 관리받는 '양'의 모습이나 25년 만에 만난 사촌 언니와 함께 한낮에 아버지 묘지에 서 있는 장면을 볼 수 있다.

또한 3년 만에 만난 과외학생이 느닷없이 "도를 아느냐"고 물으며 털어놓자 떠올리고 싶지 않던 자신의 일그러진 면을 떠올리게 되는 모습, 늙고 병들어 기력을 잃어가면서도 "사람답게 살고 싶으냐"는 한마디를 떠올리는데 이 말을 들었을 때의 나날들은 지옥 같았다는 걸 볼 수 있다.

저자는 이처럼 기억을 지우고 사는 삶, 기억을 품고 사는 삶에 대해 말하면서 기억과 망각이란 능력을 가진 인간이 수없이 묻는 고민을 생각하게 한다.

그는 이런 물음을 시적인 느낌을 주는 단편 소설로 보여주면서 독자들을 더 깊은 고민에 빠져들게 한다.

노태훈 문학평론가는 추천의 말을 통해 "인간에게 주어진 조건을 감당해 나가는 방법이 아니라 그 조건을 의심하는 형태로, 죽음과 시간이 대체 어떤 의미인지 그 끝자락에 서 있는 인물들을 통해 심문한다"고 밝혔다.

◇ 누가 뭐래도 하마 / 김선재 지음 / 민음사 / 1만2000원
lg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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