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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리버풀의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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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리버풀 /사진=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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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미 더 스포츠-188] 2019년, 리버풀은 전 세계 수없이 많은 축구 클럽 중에서 가장 화려한 한 해를 보내고 있는 팀이다. 리버풀은 2018-2019 UEFA챔피언스 리그를 제패했고, 프리미어 리그에서 무려 17연승을 기록 중이다. 지난 2018-2019 시즌과 이번 2019-2020 시즌 현재까지 리그 46경기에서 리버풀이 당한 패배는 단 한 번뿐이다.

챔피언스 리그에서 리버풀은 조별 예선에서는 다소 고전했지만 토너먼트에서 믿기지 않는 경기력을 선보이며 '빅 이어'를 거머쥐었다. 리버풀의 챔피언스 리그 제패는 2004-2005 시즌 우승 이후 14년 만이다. 클럽 역사상 6번째 우승으로, 전체 유럽 클럽 중 3위에 해당하며, EPL 팀들 중에서는 단연 1위다.

'빅 이어'는 그동안 리버풀 팬들의 모든 설움과 아쉬움을 거의 날려 버렸다. 지난 수년간 프리미어 리그를 대표하는 팀은 맨유, 첼시, 맨시티 등이었지만 이제는 리버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그런 리버풀에 아직 풀어야 할 숙제가 하나 있다. 바로 리그 우승이다. 그들의 마지막 리그 우승은 1989-1990 시즌으로, 지금으로부터 무려 30년 전 일이다. 소위 '명문' 클럽이 이토록 오랫동안 리그에서 우승하지 못한 예는 찾기 힘들다. 특히 리그 내 클럽 간 전력 차가 크고, 명문과 비명문 간 구분이 뚜렷한 유럽 축구에서는 매우 드문 일이다.

더군다나 리버풀은 챔피언스 리그의 디펜딩 챔피언이며, 가장 많이 챔피언스 리그를 제패한 클럽 중 하나다. 챔피언스 리그 우승팀이 우승 전후로 수년간 리그 우승을 하지 못한 것은 2000년 이후 단 한 번뿐이었는데, 그 또한 '2004-2005 시즌의 리버풀'이었다.

리버풀 팬들의 아쉬움이 더 큰 것은 리버풀이 지금의 'EPL 체제' 출범 이후에 단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EPL 내 빅 클럽이자 리버풀의 라이벌이라 할 수 있는 맨유, 맨시티, 첼시, 아스널 등이 모두 EPL 체제에서 우승을 경험해 봤다는 점을 감안하면 분명 자존심 상하는 일이다.

그런 리버풀이 지난 시즌 챔피언스 리그 우승 여세를 몰아 30여 년간 풀지 못한 숙제에 도전하고 있다. 리버풀은 현재 2019-2020 시즌 개막 후 리그 경기에서 모두 승리하며 8연승을 기록 중이다. EPL은 물론 라리가, 분데스리가 등 유럽 주요 리그에서 전 경기 연승을 기록 중인 팀은 리버풀이 유일하다. 무승부가 빈번한 프로축구에서 연승 기록은 희귀하고, 또 그만큼이나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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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전 시즌 막판의 9연승까지 합산하면 리버풀의 연승 기록은 17로 늘어난다. 역대 EPL 리그 최다 연승 기록(2017-2018 맨시티)과는 불과 1승 차이다. 맨시티의 연승 기록이 단일 시즌 기록이었음을 생각하면 리버풀의 연승 기록은 그 가치가 다소 떨어져 보이는 것도 사실이지만 시즌 개막 이후 연승 기록 또한 역대 2위(1위는 2005-2006 첼시)임을 감안하면 꼭 그렇게만 볼 수는 없다.

전체 시즌 중 4분의 1이 채 지나지 않았다는 점에서 아직 지켜봐야 할 부분이 많지만 연승 및 시즌 개막 후 연승 기록은 모두 리그 우승을 가늠하는 확실한 징조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시즌 개막 후 9연승 이상을 기록한 팀이 리그 우승을 차지하지 못한 것은 EPL, 라리가, 분데스리가 등에서 단 한 번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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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풀은 이번 주말 맨유를 상대로 '시즌 개막 후 연승'과 '리그 연승' 부문에서 모두 EPL 역대 타이 기록에 도전하며, 이 경기에서 승리하면 토트넘을 상대로 EPL역대 최고 기록에 도전하게 된다. 최근 기세와 전력을 감안하면 리버풀의 우세가 점쳐지는 것이 사실이지만 맨유는 2019년 한 해 동안 EPL팀 중 리그에서 리버풀에 유일하게 패를 안겼던 팀이고, 토트넘은 지난 시즌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 상대였다. 30년 만에 리그 우승이라는 특별한 과제를 풀기 위한 리버풀의 향후 2경기를 우리가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정지규 스포츠경영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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