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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홍콩 코앞 마카오에 ‘중국판 나스닥’ 설립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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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면상으론 산업균형 목적

홍콩 금융기능 견제 분석

인력 등 제약…대체엔 ‘한계’

국내총생산(GDP)의 절반을 카지노 산업에 의존하는 중국의 특별행정구 마카오가 증권거래소 설립을 추진한다. 표면적으로는 금융산업을 성장동력으로 삼아 산업 균형을 꾀한다는 목표지만, 반중국 정서가 높은 홍콩의 금융기능을 견제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14일 신경보 보도에 따르면 허샤오쥔(何曉軍) 광둥성 금융감독관리국장은 지난 12일 광저우(廣州)에서 열린 링난(嶺南) 포럼에서 마카오가 중앙정부에 역외 위안화 증시 개설 방안을 보고했다고 공개했다. 허 국장은 “우리는 ‘역외 위안화 중국판 나스닥’을 만든다는 희망을 갖고 마카오 정부의 증권거래소 설립 계획을 도왔다. 오는 12월20일 마카오 반환 20주년에 맞춰 증시 개설 허가가 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현재 중국 본토에는 상하이와 선전에 정규 증권시장이 설치돼 있다. 이 외에도 상하이엔 첨단 기술기업 유치를 위한 과학기술혁신판(커촹판)이, 선전엔 중소 규모 창업기업을 위한 창업판이 별도 증시로 운영되고 있다. 홍콩에선 홍콩달러로 거래되는 거래소가 개설돼 있다. 마카오 거래소가 개설된다면 첨단 기술력을 갖춘 혁신기업의 상장 무대로 활용할 것이라고 허 국장은 전했다.

그러나 서울 관악구 크기와 비슷한 좁은 면적(29.5㎢), 고급 인력 부족 등 제약이 많은 마카오가 홍콩 금융 기능을 대체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홍콩과 마카오, 광둥성 주요 연안 도시들을 한 경제권으로 묶으려는 웨강아오 대만구(大灣區·Great Bay Area) 개발과 연계돼 이 계획이 힘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마카오는 홍콩과 같은 특별행정구지만 정치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작다. 이 때문에 중국 중앙정부는 마카오를 일국양제의 성공 사례로 꼽아왔다. 마카오에 증시 개설이 허용되면 미래 발전 전략에서 소외되고 있다는 홍콩 불안감이 더 커질 수 있다.

베이징 | 박은경 특파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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