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지수 하락 땐 원금 손실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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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액 25조원이 넘는 시중은행이 판매 중인 홍콩 주가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주가연계증권(ELS)의 투자 피해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4개월 넘는 홍콩의 반정부 시위로 주가가 하락하면서 손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주요 시중은행 중에선 최근 우리은행이 홍콩 주가지수 연계 상품인 특정금전신탁(ELT)의 판매를 중단했다.
14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은행 등 주요 4개 은행의 주가연계형 ELT의 지난 9월 말 잔액은 32조7000억원이다. ELT는 증권사가 발행한 ELS를 은행이 신탁자산에 편입해 판매하는 ELS 상품이다.
이들 은행의 홍콩H지수(HSCEI·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LT 잔액은 25조6000억원으로, 전체 ELT 잔액의 78%를 차지한다. ELS는 대개 만기 때 최초 시점 지수보다 35∼50% 이상 내려가면 손실이 발생한다.
만기는 통상 3년이고, 6개월 단위로 평가해 기초자산이 일정 수준(배리어) 이하로 내려가지 않으면 가입 때 약속한 수익을 지급하고 손실이 나면 만기가 연장되는 구조다. 예를 들어 6개월 전인 지난 4월17일 홍콩H지수(종가)가 1만1848.98이었고 지난 11일엔 이에 비해 12%가량 빠진 1만452.58이라 한다면 투자 가입 시 조건에 따라 6개월 만기 시점인 오는 17일 조기상환이 안 되고 만기가 자동연장되는 식이다.
은행 중에선 국민은행이 홍콩H지수를 포함한 ELT 잔액이 12조7000억원으로 가장 많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홍콩H지수로 인해 손실 또는 녹인(Knock-In·손실 발생 시점) 구간에 진입한 적이 없으며 녹인 구간까지 충분한 가격 하락에 대한 여유가 있어 현 시점에서 손실 우려는 낮다”고 말했다.
반면 우리은행은 지난 10일부터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를 신탁상품에 담은 ELT 판매를 전면 중단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홍콩 반정부 시위 장기화로 홍콩 증시 변동성이 확대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처럼 당장 원금 손실로 이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전망이다. 안원걸 신한PWM태평로센터 PB팀장(부지점장)은 “최악의 경우 일부는 조기상환이 안돼 유동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나 지금 당장 원금 손실을 걱정할 만큼 우려스러운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안광호 기자 ahn7874@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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