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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콸콸' 돈 쏟아지는 물시장...오리온도 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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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수시장 내년 1조대 성장 전망 속

오리온 연내 제주용암수로 출사표

1위 삼다수 '마의 40% 점유율' 깨져

백산수·아이리스 등 2위권 요동 예고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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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수 시장 1위 제주 삼다수의 ‘마의 40% 벽’이 깨진 가운데 식품업계의 물 전쟁이 시작됐다. 60여 년 제과시장 터줏대감 오리온이 연내 프리미엄 물 시장 진입을 예고하면서 현재 2위를 달리고 있는 농심을 비롯해 롯데칠성, 해태htb 등이 2위를 두고 격돌한다.

14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오리온이 지난 2016년 11월 제주토착기업인 ‘제주용암수’ 지분 66%를 취득한 이래 3년 준비기간을 거쳐 연내 생수시장에 데뷔한다. 오리온은 제주시 구좌읍에 3만㎡(약 9,000평) 규모의 생산 공장을 건설, 미네랄이 풍부한 ‘프리미엄 미네랄 워터’ 제품을 출시해 가정배달용부터 시작한다. 제과에 집중해오던 오리온은 지난해 ‘오그레놀라’로 간편식 시장에 뛰어든 이래 생수 사업을 또 다른 미래 먹거리로 보고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에비앙, 볼빅 등 프리미엄 생수 겨냥=오리온은 프리미엄 전략을 강조하며 가격대 역시 제주 삼다수보다 높게 책정한다. 제주 삼다수는 물론 에비앙, 볼빅 등 해외 생수와 경쟁하며 프리미엄 시장을 노린다는 전략이다. 오리온은 연내 용암수의 중국 진출을 추진해 국내 기업 중 흔치 않은 중국 성공 경험을 토대로 중국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중국 음료 시장에서 생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38.4%에서 2015년에는 47.5%까지 상승해 절반을 넘본다. 오리온의 물 시장 진출을 두고 프리미엄 물시장은 국내에서 압도적인 업체가 없어 여전히 블루오션이란 시각과 삼다수보다 500㎖ 기준 100원 이상 높은 가격대로 기존 시장을 파고 들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란 목소리가 공존한다.

◇오리온發 2위 전쟁 예고=오리온마저 생수시장을 노크하면서 국내 물 2위 전쟁은 더욱 치열해진다. 국내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는 제주삼다수로 1998년 출시 이후 제주도를 ‘천연 필터’로 부각시키며 빗물이 2,000m에 달하는 두터운 화산암반층을 천천히 통과한 화산암반수로 국내 생수 시장에서 대중성과 프리미엄 이미지를 모두 잡았다. 2015년 점유율이 45.7%로 50%를 넘볼 정도로 인기를 끌었으나 2016년 41.5%, 2017년 40.2%를 기록하더니 지난해에는 40% 선이 무너졌다. 지난 8월 점유율은 37.5%를 기록했다. 지난해 삼다수 생산공장 근로자 사망 사건으로 인한 1개월 여간의 생산 중단과 국내 PB제품의 저가 공세 등 치열한 경쟁상황 탓이다. 부동의 1위 제주 삼다수가 이달 편의점에서 ‘1+1 행사’ 품목에 들어간 것은 이례적으로 그만큼 위기감도 반영됐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2위인 농심백산수의 점유율은 지난 2017년(7.7%)에서 지난 8월 9.4%로 10%를 내다보고 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수원지에서 자연적으로 솟아 나오는 ‘자연용출수’인 백산수의 대체불가능한 매력은 ‘백두산 자연과 시간이 빚은 물’이다. 백두산 천지에서 아래로 스며든 물이 흐르고 흘러 백산수 수원지가 있는 해발 670m 내두천에서 자연적으로 솟아오르는데, 천지물이 백두산 속살을 42㎞ 지나야 비로소 백산수가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백산수는 농심의 2003년부터 시작된 아시아, 유럽, 하와이 등 세계 최고의 수원지를 찾기 프로젝트로 3년 만에 모든 기준에 부합하는 백두산 원시림보호구역 내 내두천을 찾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롯데칠성 아이시스는 멀티브랜드를 지향하며 아이시스8.0, 아이시스가 각각 점유율 7.1%, 5.6%다. 각 브랜드로는 3위지만 둘을 합치면 10%가 넘는다. 국내 생수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브랜드인 아이시스 8.0은 대표적인 알칼리성을 앞세워 지난 2012년 106억원인 매출은 2018년 633억원으로 약 500% 성장했다.

◇생수 시장 춘추전국시대···내년 1조원 개막=국내 생수 시장은 식품업체의 전통 강자 외에도 마트와 편의점의 PB시장 역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ℓ당 16원으로 파격적인 가격을 앞세운 이마트 국민워터를 시작으로 롯데마트 온리프라이스미네랄워터, 홈플러스 바른샘물 등 대형마트 생수PB상품도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는 각각 ℓ당 가격이 14원, 13원에 달하며 생수 저가 경쟁도 지폈다. 마트, 편의점, 백화점 등의 생수 PB상품의 점유율 합은 2017년 18.5%에서 현재 19.2%까지 성장하며 20% 눈앞에 두고 있다.

생수시장 격전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정수기는 비싸고 번거롭다는 인식으로 2~3년간 200만대로 정체를 보이는 반면 생수시장은 매년 성장하고 있다. 미세먼지 등으로 환경과 건강에 대한 관심과 1,2인 가구 증가로 생수시장은 체급별로도 프리미엄, 저가 카테고리를 가리지 않고 다. 국내 생수시장은 1995년 ‘먹는 물 관리법’이 제정되면서 처음 문을 연 이래 매년 성장하며 올해 9,000억원대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에는 ‘생수 1조원’ 시대가 열린다. 업계 관계자는 “몇 년전부터 생수시장은 포화상태라는 말이 나왔지만 아직도 매년 성장하며 가격대를 가리지 않는 시장”이라며 “오리온이 프리미엄으로 국내뿐 아니라 중국시장 공략카드까지 들고 나오면서, 업체들의 경쟁도 더욱 공격적으로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보리기자 bor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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