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1조3000억원까지…“악재 겹쳤다”
성과보수 없애고 운용보수 절반으로
“이유 불문 투자자·업계에 죄송”
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가 투자자들에 사과하고 있다(이데일리=김윤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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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빠르면 6개월에서 최대 4년 8개월까지.”
라임자산운용이 환매중단한 펀드 투자금을 돌려받기까지 4년 이상 기다려야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다만 평균 금리 9%를 목표로 원금과 이자를 지킬 수 있다고 판단한다면서 투자자들에게 양해를 구했다.
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는 14일 서울 여의도 IFC센터에서 열린 환매 연기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유동성이 지속적으로 잠기면 이미 환매 연기가 결정된 8466억원 외에도 연말 이후 만기되는 사모채권 만기 폐쇄형 펀드 3091억원을 포함해 총 1조3363억원이 환매 연기될 수 있다”고 밝혔다.
환매 계획은 각 펀드별로 다르다. 지난 10일 환매 연기를 결정한 ‘라임 플루토-FI D-1호’(환매 연기 금액 3839억원)은 사모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로 낮은 시장성 탓에 장내 매각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라임 측은 “성공적으로 사모 채권이 매각될 경우 내년 상반기까지 30%, 내년 연말까지 70% 자금 회수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라임 테티스 2호’(환매 연기 금액 2191억원)은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메자닌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옵션 행사 기간이 도래한 메자닌 자산에 대한 옵션 행사를 통해 약 50%를 6개월 이내에 우선적으로 회수한다는 계획이다.
가장 장기간 묶이는 상품은 이날 환매 중단을 결정한 무역금융 펀드에 투자하는 ‘라임 플루토-TF 1호(환매 연기 금액 2436억원)다. 포트폴리오의 40%를 차지하는 북미 무역금융펀드와 32%를 차지하는 남미 소재 펀드가 “환매 신청을 받지 않겠다”고 통보해 오면서 이날 환매 연기를 중단했다. 라임 측은 “유동성 확보 및 수익률 안정화를 위해 해외 무역금융 펀드 지분 전체를 제3자인 거래 상대방에게 매각하는 방식 등으로 구조화 거래를 진행할 것”이라며 “매수대금의 약 60%는 2년 8개월 뒤, 약 40%는 4년 8개월 뒤에 지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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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별로는 9월 30일 이전 환매 지급 기준가가 결정된 금액과 10월 7일 이전 환매 청구됐으나 환매 지급 기준가가 미확정된 금액이 우선 지급된다. 개방형은 10월 10일 이전 환매 청구 분부터, 폐쇄형은 동순위로 안분 배분할 예정이다.
라임 측은 지난 7월 부정적인 언론 보도 이후 신규 자금 유입이 급감해 예상 대비 펀드 내 유동성 경색이 심화되고, 코스닥 시장 부진으로 인한 메자닌 발행 회사들의 주가 급락, 해외 무역금융 펀드의 유동성 문제 등 악재가 겹쳤다고 자체적으로 원인을 분석했다. 원 대표는 “자산의 저가 매각으로 수익률을 저하시키기 보다 시간 확보를 통한 자산의 안전적인 회수가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기본적으로 담보성 자산을 많이 가지고 있고, 내부적으로 회계 실사도 마쳤다”면서 “원금 손실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고 조심스럽게 덧붙였다.
원 대표는 “성과 보수를 없애고, 운용 보수를 절반으로 줄이는 등 투자자 피해 최소화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원래 일정대로 투자자에게 상환하지 못하게 된 점, 이번 사태로 판매사와 금융 업계의 신뢰를 무너뜨린 점을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거듭 사과했다.
라임자산운용은 2012년 설립돼 현재 사모펀드 약 4조 8000억원을 운용하는 국내 사모 헤지펀드 1위 운용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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