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기이사 임기 이달 만료..이사회 재선임 논의없어
특정 계열사보다는 삼성 전 계열사로 역할 확대
'미래먹거리'서 5G, EPC까지 현 핵심사업도 챙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0일 오전 삼성디스플레이 아산공장에서 신규 투자 계획 및 상생협력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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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이달 말 삼성전자(005930)의 등기이사 임기가 만료되는 이재용 부회장이 앞으로 삼성그룹 총수로서의 역할에 더욱 집중할 전망이다. 그동안 인공지능(AI)과 시스템반도체, 전장(전자장비) 부품, 바이오 등 ‘미래먹거리’ 발굴에 방점이 찍혔던 이 부회장의 대내외 활동도 각 계열사의 수익과 직결되는 핵심 사업으로 보폭을 넓힐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이 부회장은 5G(5세대 이동통신) 사업에서는 상용화 초기 시장 선점을 위해 지난 1년 여간 중국과 일본, 인도, 중동 등을 돌며 각국 지도자와 CEO(최고경영자) 등을 만나는 세일즈 행보를 펼쳐왔다. 이 부회장의 이같은 경영활동이 전자 사업을 넘어 전 계열사로 확대 될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개별 기업 ‘등기이사’보다 ‘삼성 총수’ 역할 강화
14일 삼성전자 이사회 사정에 밝은 관계자에 따르면 “올 들어 이 부회장의 등기이사 재선임 및 임시 주주총회 개최 논의가 없었던 것은 물론 지난달 이후 이사회 자체가 열리지 않았다”며 “이 부회장은 삼성의 총수 역할에 집중해온만큼 이사회 내부적으로 큰 변화가 없을 것이고, 임기 만료에 따른 신규 이사 선임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에선 이 부회장이 삼성전자란 한 기업의 등기이사보다는 총수로서 미래전략실 해체 이후 컨트롤타워가 없는 삼성의 구심점 역할을 강화할 것이란 예측이 지배적이다. 부친인 이건희 회장도 2008년 이후 계열사의 등기이사를 맡지 않고, 총수로서 2010년 ‘5대 신수종사업’ 발표와 더불어 각 계열사 사업까지 챙겼던 전례가 있다. 이로인해 이 부회장도 AI 등 삼성전자의 신성장 동력을 찾는데 주력해온 기존의 경영 행보에서 벗어나, 삼성의 각 계열사가 추진 중인 사업에 활로를 열어주는 방향으로 역할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이 부회장은 지난해 2월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난 이후 성장세가 둔화된 모바일 사업 전략을 점검하고, 상용화 초기 시장 선점을 위해 5G 분야 고객사 확보에 매진해왔다. 이를 위해 같은해 5월 중국 선전과 일본 출장에서 화웨이, 샤오미, 비보(VIVO) 등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와 NTT도코모, KDDI 등 일본 통신업체 CEO들과 회동했다. 또 7월엔 인도 노이다 스마트폰 공장 준공식 참석, 10~11월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 면담, 12월 인도 통신 업체 암바니가(家) 결혼식 참석 등을 계기로 현지 사업을 살펴봤다.
이 부회장은 올 들어서도 1월 3일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5G 장비 생산라인 가동식 참석을 시작으로 3월 인도, 5월 일본, 6월 서울 등에서 현지 통신업체와 도이치텔레콤 경영진 등을 만나 사업 협력을 모색했다. 이런 경영 행보와 맞물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부터 올 1분기까지 전세계 5G 장비 시장 점유율(델오로 보고서)이 37%로 화웨이(28%), 에릭슨(27%), 노키아(8%) 등을 넘어 세계 1위에 올랐다. 또 지난달 말엔 일본 2위 이동통신사인 KDDI에 5년 간 20억 달러에 달하는 5G 장비를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올 들어 전 계열사 아우르며 핵심 사업 챙겨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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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회장의 총수 역할 강화는 올 들어 전자와 (非)전자 계열사를 가리지 않는 활발한 현장 경영을 통해 예견돼 왔다. 올 1월과 6월 삼성전자 각 부문과 전자 계열사 사장단 회의를 연이어 가졌던 이 부회장은 6월 말 서울 강동구 상일동 삼성물산 사무실을 방문해 비전자인 EPC(설계·조달·시공) 사업도 챙기기 시작했다. 이 자리에서 이 부회장은 김명수 삼성물산 EPC경쟁력강화TF장(사장)과 이영호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장, 최성안 삼성엔지니어링 사장 등과 회의를 가졌다.
그는 이날 회의에서 “중동지역 국가의 미래 분야에서 삼성이 잘 해낼 수 있는 부분을 찾아보고 협력 강화 방안을 마련해 발빠르게 대응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후 추석 연휴였던 지난달 15일엔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삼성물산 지하철 공사현장에 직접 방문해 현지 직원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또 일본의 수출 규제가 시작된 7월부터는 핵심 소재 확보를 위해 일본으로 출장길에 올랐고, 귀국 이후에는 밸류체인(공급망) 전체를 확인하기 위한 현장 방문도 한달 이상 이어졌다. 재계 한 관계자는 “삼성은 총수와 컨트롤타워인 미전실, 각 계열사 CEO 등이 삼각 축을 이뤄 ‘스피드 경영’을 완성했지만, 미전실 해체 이후 한 축이 약화된 상황”이라며 “이 부회장은 총수의 역할을 확대·강화해 삼성의 구심점으로 중심을 잡아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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