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서 왜 혐한 분위기가 대두됐을까?…韓 경제성장과 日 지위하락

CBS 노컷뉴스 임형섭 기자

(사진=연합뉴스)

일본에서 혐한 분위기가 왜 일어났을까?

한국의 경제성장과 일본의 상대적 지위 하락 등으로 일본에서 혐한 기류가 대두됐다는 일본 전문가의 분석이 나왔다.

나카지마 다케시 도쿄공업대 교수는 14일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이 경제성장으로 국력을 키우는 한편, 세계에서 일본의 상대적 지위가 하락한 것"이 한국에 대한 부정적인 논조 확산의 중요한 원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자세도 일본에 할 말은 한다로 변화해 갔다. 일부 일본인은 자신감을 상실하는 가운데 이웃 나라인 한국이 자기주장을 강화하는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보수파, 특히 장년층에서 더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특히 1980년대에 한일관계의 갈등요소로 작용한 3가지 큰 변화가 있었음에도 일본 분위기가 혐한 수준에 이르지 않았지만, 한국의 성장 및 일본의 상대적 하락과 더불어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3가지 변화는 △전쟁체험 세대가 일본 논단 일선에서 물러난 것과 △1982년 취임한 나카소네 야스히로 총리가 전범 합사 사실이 알려진 뒤 일본 총리로서는 처음으로 야스쿠니 신사를 공식 참배하거나 각료들이 한국 식민지 지배와 관련한 실언으로 역사인식 문제가 부상한 것, △1980년대 한국의 민주화와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공론화다.

나카지마 교수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처음 중의원 의원에 당선된 1993년 무렵 자민당 내에서는 앞선 전쟁을 침략전쟁이라고 인정한 호소카와 모리히로 내각이나 비둘기파인 고노 요헤이 자민당 총재에 반대하는 '역사·검증위원회'가 발족됐고, 이것이 현재 아베 총리 주변의 움직임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요한 것은 이전의 자민당 우파나 보수논단에 반한·혐한은 강한 형태로 보이지 않았다"는 점이라고 강조하며 "우리야말로 옳다. 한국은 계속 이상한 얘기를 한다라는 완고한 자세가 나에게는 보수로 보이지 않는다"고 현재의 자민당 우파나 보수논단을 비판했다.

그는 한국에 대해서도 "일한 관계가 중요하다는 전제가 결핍됐다고 생각한다. 서로 합의를 형성하려는 의사를 잃으면 말도 안되는 상태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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