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특수소화시스템’ 통해 화재 사전 차단
시장 우려감에 선제적 대응, 국내 첫 시도 ‘눈길’
임영호 부사장 “이번 대책으로 ESS 우려 해소됐으면”
LG화학도 대책 발표, 화재확산 방지 신제품 출시 계획
14일 오전 서울 중구 삼성본관에서 열린 에너지저장장치(ESS) 안전성 강화 대책 설명회에서 허은기 삼성SDI 전무가 ESS 모듈과 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삼성SDI는 ESS 시스템 내에 발화 현상이 발생하더라도 화재로 확산하는 것을 근원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특수 소화시스템’을 개발해 신규로 판매하는 시스템에 전면 도입한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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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유 남궁민관 기자] “강화된 안전대책이 적용되는 이달 이후부터는 지금까지 겪었던 화재를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자체 개발한 ‘특수 소화시스템’ 등을 국내에 설치된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스템을 중심으로 신속히 전개해가겠습니다.”
임영호 삼성SDI 중대형전지사업부장(부사장)은 14일 서울 중구 삼성전자 기자실에서 “지난해 5월 이후 1년여간 배터리업체 관점에서 안전대책을 추진해왔는데, 이번 추가 대책으로 ESS 안전 우려가 조금이나마 해소됐으면 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삼성SDI는 이날 ESS 시스템 화재 근절 대응책을 전격 발표했다. 최근 잇따르고 있는 ESS 시스템 화재 근절을 위해 자체 개발한 특수 소화시스템을 자사 배터리 모듈에 신규 적용하는 게 골자다. 자사 배터리가 최근 화재의 원인은 아니지만, 국민과 고객들을 불안하게 해선 안된다는 최고 경영진의 강력한 의지에 따른 것이다.
삼성SDI는 지난 1년간 전국 ESS 시스템이 설치된 곳을 대상으로 △외부 전기적 충격으로부터 배터리 보호를 위한 3단계 안전장치 설치 △배터리 운송 및 취급 과정에서 충격여부 알 수 있는 센서 부착 △ESS 설치 및 시공상태 감리 강화와 시공업체에 대한 정기교육 실시 △배터리 상태 이상 신호를 감지해 운전정지 등 할수 있는 대책을 추진해왔고 이달 중 마무리할 계획이다.
삼성SDI가 이번에 새롭게 들고 나온 대책은 특수 소화시스템이다. ESS 시스템내 발화 현상이 발생하더라도 화재로 확산되는 것을 근원적으로 차단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삼성SDI는 신규 판매되는 시스템에 이를 전면 도입하는 한편, 이미 운영 중인 곳엔 자사 부담으로 해당 기술을 적용키로 했다. 특수 소화시스템은 첨단 약품과 열확산 차단재로 구성돼 특정 배터리가 발화하더라도 바로 소화시키고 인근 배터리로 불이 옮겨붙는 것을 막아준다. 삼성SDI는 최근 미국 국제인증기관 UL로부터 테스트 기준도 만족했다.
허은기 삼성SDI 전무는 “특수 소화시스템은 전 세계 ESS 시장에서도 처음 적용되는 것”이라며 “자체적으로 진행한 강제발화시험을 통해 특수 소화시스템의 화재 확산 억제 능력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삼성SDI는 특수 소화시스템 도입을 위한 전담팀을 구성, 가용한 모든 자원을 투입해 최단기간내 조치를 완료할 계획이다. 특수 소화시스템 적용 등과 관련한 비용도 전액 삼성SDI가 부담키로 했다. 관련 예산은 약 1500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임영호 부사장은 “앞으로 6개월 안팎이면 국내 ESS 시스템에 적용이 가능할 것”이라며 “시장의 불안감을 완전 해소하긴 불충분할 수도 있지만, 이번 조치로 ESS에 대한 안전 우려가 조금이나마 가시길 바라는 마음이다. 안전한 ESS 시스템 개발에 전력투구하겠다”고 말했다.
ESS 화재로 함께 곤욕을 치르고 있는 LG화학(051910)도 같은 날 고강도 안전대책을 발표했다. LG화학은 ESS를 화재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안전장치 설치 및 설치업체 교육을 진행하는 한편, 화재 확산을 방지하는 신제품 출시를 구상하고 있다. 올 연말을 시한으로 ESS 화재 원인규명을 위한 정밀시험 및 분석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해당 결과에 따라 필요한 책임있는 조치를 취할 계획이며 만약 명확한 원인이 규명되지 않더라도 교체를 포함한 보다 적극적인 대응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LG화학 관계자는 “안전성 강화 조치와 함께 정확한 원인을 파악해 동일한 문제가 없도록 화재 위험을 예방하고, 실사용자의 추가적인 피해를 없애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최근 발생한 화재의 경우 아직 원인이 나오지 않았지만 선제적인 조치의 일환으로 2017년 남경산 배터리를 포함한 사이트는 화재를 방지하기 위해 70%로 제한가동 중이고 손실비용에 대해서는 당사가 부담해 사업주들의 부담을 최소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배터리업계가 경쟁적으로 화재안전 대책을 발표하고 있는 것은 최근 ESS 화재로 인해 수요자들이 불안해하고 있는데다 산업 자체의 신뢰도까지 저하되고 있어서다. 자칫 국내 ESS 산업 생태계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정감사에서 ESS 화재와 관련해 여러 지적들이 제기되는 등 안전성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업계 입장에선 선제적 대응이 필요했을 것”이라며 “특히 내부 대책을 전격적으로 공개한 삼성SDI의 경우 수요자 불안감 해소 차원은 물론, 오너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의지도 한 몫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 경쟁사보다 더 적극적으로 대응했다는 측면에서 의미있는 행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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