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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글로벌 경제가 '동반 불황(synchronized stagnation)' 상태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ㆍ중 무역전쟁 장기화 등으로 선진국과 신흥국 모두 성장 모멘텀을 상실한 반면,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이 대응할 수 있는 '탄약'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는 13일(현지시간) 공개한 보고서를 통해 주요국의 국내총생산(GDP), 주가, 수출입 등 주요 지표를 기반으로 산출한 타이거지수(TIGER)가 2016년 초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며 이같이 진단했다. 지난 4월 글로벌 경제를 '동반 하강(synchronized slowdown)' 상태로 평가한 데 이어 '동반 불황'으로 한 단계 더 끌어내린 진단이다. 스태그네이션은 1년 이상 경제성장률이 2~3% 이하에 머무는 불황 상태를 의미한다.
에스와르 프라사드 브루킹스연구소 교수는 "경기침체(Recession)가 임박했다는 공포는 시기상조"라면서도 "지속적인 무역긴장, 정치적 불안정성, 지정학적 리스크, 통화부양책의 제한적인 효과 등이 투자와 생산성을 억제시켜 기업ㆍ소비심리를 잠식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을 들썩이게 한 'R의 공포'에는 선을 그으면서도 경제성장에 강한 우려를 표한 셈이다.
특히 타이거지수는 지난해 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전쟁을 선언한 후 뚜렷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유럽 최대 경제국이자 수출강국인 독일은 보호무역주의가 확산하며 타격을 입은 대표적인 국가다. 미국이 유럽연합(EU)을 대상으로 관세전을 본격화할 경우 피해는 더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연구소는 정치적인 불안이 커지고 있는 이탈리아와 영국에도 주목했다. 브렉시트(Brexitㆍ영국의 EU 탈퇴)를 앞둔 영국 경제에 대해서는 "낙관론의 여지가 거의 없다"고 평가했다.
무역전쟁을 발발시킨 미국의 경우 가계와 고용지표는 견실하지만 최근 제조업, 서비스업종에서 급격한 둔화가 확인되고 있다. 선진국의 낮은 금리, 유가 하락 등은 신흥국 경제의 압력마저 가중시켰다는 분석이다. 연구소는 "미국과의 무역협상 전망이 불투명한 중국은 민간 투자를 늘리는 데 한계에 부딪힌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인도 역시 상대적으로 취약한 가계소비, 신용여건으로 급격한 성장둔화에 직면한 상태로 평가됐다.
이 같은 비관론은 이번주 워싱턴DC에서 열리는 국제통화기금(IMF)ㆍ세계은행(WB) 연차총회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올해 글로벌 경제가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까지 미끄러질 것이라고 내다본 IMF는 개막일인 15일 발표하는 '세계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5회 연속 성장률 전망치를 낮추기로 했다. 지난해 7월만 해도 2019년 성장률이 3.9%를 나타낼 것으로 내다봤던 IMF는 같은 해 10월(3.7%), 올해 1월(3.5%), 4월(3.3%), 7월(3.2%) 등 4차례에 걸쳐 잇따라 전망치를 낮췄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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