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까지 내수 판매 5만3944대 '꼴찌'…생산량 전년比 7.7%↓
"수입차 확대는 단기적 대안…갈등 봉합 후 경쟁력 회복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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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조재현 기자 = 현대·기아자동차에 이어 '3위' 지위를 지켜오던 한국지엠(GM)의 내수 판매가 최하위에 처할 위기다. 3위 쟁탈전을 벌이던 쌍용자동차, 르노삼성자동차와 격차가 벌어지면서 이제는 수입차 업계 1위인 메르세데스-벤츠마저 신경을 써야 하는 위치에 놓였다.
지속하는 노사 갈등 및 철수설에 따라 소비자 불안감이 커지고 있어 판매 및 생산 축소의 늪에서 빠져나오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노조가 교섭 중단을 선언, 올해 임금협상 단체교섭도 차기 집행부의 몫으로 넘어갔다. 한국지엠은 내수 부진 타개를 위해 수입차 라인업 확대 전략에 큰 기대를 걸고 있으나 이는 단기적인 대책이라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수익성을 내려면 국내 생산 증대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결국 노사 간 화합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의 올 1월부터 9월까지 내수 판매량은 5만3934대다. 업계 맏형인 현대차(54만7435대)의 10분의 1수준으로, 국내 완성차 5개사 중 최하위다.
3위 쌍용차(7만9970대)와의 격차는 어느덧 2만6036대다. 판매 현황을 고려할 때 따라잡기 힘들다. 한국지엠의 월평균 판매량(5900여대)을 고려할 때 4위 르노삼성(6만402대)을 따라잡는 것도 여의치 않다. 벤츠(5만4908대)에도 밀렸다.
경쟁 업체에 비해 판매 감소율이 심각하다. 주요 모델인 스파크와 말리부, 임팔라, 볼트 EV 등 판매가 부진하면서 전년 대비 18.7% 감소했다. 지난해 르노삼성(9만369대)에 겨우 2948대에 앞서며 가까스로 내수 꼴찌를 피했으나 올해 전망은 어둡다. 3위를 차지한 쌍용차의 판매 대수는 10만9140대였다.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오른쪽)과 배우 정우성이 지난달 3일 강원도 양양에서 열린 쉐보레의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트래버스' 출시 행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한국지엠 제공)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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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및 수출 부진에 따라 생산도 적신호가 켜졌다. 한국지엠의 올 1월부터 9월까지 완성차 생산량은 30만4756대로 전년 동기 33만30대와 비교해 7.7% 감소했다. 특히 노조 파업과 추석 연휴가 겹친 지난달에는 1만7491대에 그쳤다. 월 생산량이 2만대 밑으로 떨어진 것은 2004년 이후 처음이다. 전년도 생산량은 44만4816대다.
판매와 생산이 위축된 가운데 노사 간 갈등이 장기화하면서 글로벌 제너럴모터스(GM) 내 경쟁력도 후퇴하고 있다. 결국 차기 생산물량 배정 등에 있어 불리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
노조가 올해 임금협상 단체교섭과 관련해 일단 쟁의행위를 하지 않기로 했으나, 다음 집행부에 넘긴 것일 뿐 노사 간 입장차가 해소된 것은 아니라서 판매 정상화를 위해 노사가 오롯이 힘을 합하기도 어렵다.
노조가 요구하는 차기 생산 물량 배정의 선결 조건이 경영 정상화를 통한 경쟁력 회복이라는 점에서 사측의 속은 타들어 가고 있다. 미 GM 본사가 북미 지역을 포함해 생산성이 떨어지는 공장 폐쇄에 나서고 있고, 북미 GM 노조마저 파업을 벌이는 때라 한국지엠 노사가 힘을 모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8~9월 연이어 출시한 픽업트럭 콜로라도,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트래버스가 회사 예상치에 비해 높은 사전계약 현황을 보이는 것은 희망적인 요소다. 4000만원대 중반에서 시작하는 트래버스가 수입 경쟁 모델인 익스플로러(포드) 대비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는 게 시장 반응이다. 픽업트럭에 대한 수요도 급증했다. 다만, 연내까지 계획된 물량 자체가 많지 않아 극적인 신차 효과는 내년 초쯤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쉐보레 브랜드 차가 디자인 및 설계 부분에서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는 점에서 수입차 비중 확대는 현시점에서 단기적인 대책은 될 수 있다"며 "하지만, 중장기적인 수익성 확보를 위해서는 결국 국내 생산·판매가 늘어나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노사 간 화합을 통해 GM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cho8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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