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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갈등 도시·난파된 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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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의 인문학·나는 괜찮을 줄 알았습니다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 갈등 도시 = 김시덕 지음.

문헌학자이자 답사가인 저자가 서울 안팎을 걸으며 그곳에서 벌어진 갈등의 역사를 조명한다.

고층 빌딩이나 고궁, 문화유적이 아닌 재개발지와 성매매 집결지 등을 돌아보고 건물 건축 양식, 길의 형태, 머릿돌과 비석, 간판과 벽보 등을 살펴본다.

복원이라는 이름하에 21세기 새로 만들어진 도시 공간이 아니라 19세기 말부터 만들어지기 시작해 지금까지 살아남은 건물과 도시 공간에 주목한다.

저자는 현대 서울의 역사를 배제와 추방의 역사로 바라본다. 서울이 발전하는 데 방해가 되고 서울 시민이 보기에 좋지 않은 수많은 시설과 사람들을 경기로도 밀어낸 역사다. 실제로 서울과 경기도 경계 지대에서 빈민촌과 화장터, 사이비 종교 시설, 군부대를 볼 수 있다.

저자는 "힘 있는 자들이 보고 싶지 않아 하고, 시민들로부터 감추고 싶어 하는 시민의 도시 대서울의 진정한 모습은 주변부에 몰려 있다"고 말했다.

열린책들. 512쪽. 2만원.

연합뉴스


▲ 난파된 정신 = 마크 릴라 지음. 석기용 옮김.

반동이란 역사의 진보나 발전에 역행해 구체제를 유지, 회복하려는 정치 행동을 말한다. 중동에서는 이슬람 근본주의, 유럽에서는 극우 민족주의 세력이 확장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트럼프 집권 이후 환경정책 폐기, 반이민 정책 등 시대를 역행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컬럼비아대 교수로 정치철학자인 저자는 로젠츠바이크, 에릭 뵈겔린, 레오 스트라우스 등 20세기 철학자 3명의 사상을 통해 반동의 원형을 추적한다. 종교혁명에서 현대 신자유주의까지 훑어보며 서구 사회에서 반동사상이 어떻게 발현했는지 살펴본다.

저자는 반동 정신의 뿌리는 '정치적 노스탤지어'라고 설명한다. 신자유주의 사회의 울타리 바깥에 밀려난 현대인들의 분노와 절망감을 포착하고 그들의 호전적 노스탤지어를 강력한 정치적 동력으로 전환해 현대 정치에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한다.

필로소픽. 204쪽. 1만6천원.

연합뉴스


▲ 고기의 인문학 = 정혜경 지음.

육식이 비만과 각종 성인병을 부른다는 불안감에도 고기에 대한 인류의 갈망은 이어져 왔다. 식량이 넉넉하지 않았던 시대 우리 조상들도 마찬가지다.

한국 음식문화를 연구해온 저자는 선사시대부터 일제강점기까지의 고기 역사를 살펴본다.

선사시대 암각화에도 바다와 육지 동물을 사냥해 먹었음이 드러난다. 고구려 안악 3호분 벽화에는 고기를 보관하는 저장고가 그려져 있다.

불교국가 고려에서는 살생과 육식을 금지하기도 했지만 고려 말기 원나라 영향으로 육식이 널리 확산했다. 조선 후기에는 가축이 매매 대상이 됐다.

고기를 통해 한국인의 역사를 살펴보면서 조상들이 어떤 고기를 어떻게 먹었는지 돌아본다.

따비. 336쪽 1만7천원.

연합뉴스


▲ 나는 괜찮을 줄 알았습니다 = 노라 마리 엘러마이어 지음. 장혜경 옮김.

독일 심리학자이자 심리치료사인 저자가 직접 신체적·정신적으로 방전돼 무기력해지는 '번아웃'과 우울증 경험을 털어놓으며 같은 어려움에 부닥친 독자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이야기를 전한다.

결혼해 네 명의 자녀를 두고 살아가던 저자는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심리적 위기에 당황하고 흔들렸던 과거를 솔직하게 들려준다. 이어 절망의 시간을 견뎌내고 번아웃과 우울증을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삶의 새로운 의미를 찾아가는 여정을 풀어냈다.

자신의 경험담과 더불어 직업적 지식을 바탕으로 임상 경험과 전문 지식을 소개한다.

갈매나무. 232쪽. 1만4천원.

연합뉴스


doub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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