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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4 (금)

[핫이슈] 터키의 시리아쿠르드 공격과 미국의 배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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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사진 = 연합뉴스]


터키군이 쿠르드족이 통제하는 시리아 북동부 국경도시를 침략했다. 터키는 9일 터키군과 시리아국가군(SNA)이 유프라테스강 동쪽에서 지상 작전을 개시했다는 사실을 공표했다. 터키 국방부는 "이번 작전이 유엔헌장에서 규정한 자위권과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대 테러리즘 전투에 관한 결의안의 틀 안에서 진행하고 있으며 시리아의 영토 보전을 존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AP 등 외신들은 "터키군이 여러 갈래로 나뉘어 시리아 국경을 넘었다"고 보도했다. 영국 런던에 본부를 둔 시리아 내전 감시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는 "이날 터키군의 초기 공격으로 민간인 8명을 포함해 15명이 숨졌다"며 긴박한 상황을 전했다.

터키의 시리아쿠르드족 공격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시리아(쿠르드) 철군 결정이 촉발했다. 시리아쿠르드족은 그동안 미국의 지원을 받아 민병대인 인민수비대(YPG)를 조직해 시리아 내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 격퇴전에 참전했다. 이 전쟁으로 약 1만명이 넘는 YPG 대원이 목숨을 잃었다. 쿠르드족은 이들의 희생으로 미국의 동맹 세력으로 입지를 다졌다. 쿠르드족의 미국 지원은 터키를 비롯한 주변국의 핍박에서 벗어나려면 미국을 동맹국으로 두어야 한다는 필요성 때문이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시리아 주둔에 돈이 너무 많이 든다며 철군을 결정하면서 비극이 시작된 것이다.

쿠르드 철군은 미국이 언제든지 동맹을 배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암시한다는 점에서 전 세계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이번 사태를 가장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는 국가는 중동에서 미국과 강한 동맹을 맺고 있는 이스라엘이다. 한국과 유럽, 일본 등 미국의 다른 동맹국들도 쿠르드 철군의 의미를 되새기고 있을 것이다. 터키의 시리아쿠르드 공격은 이해득실에 따라 언제든 급변할 수 있는 국제사회의 냉혹한 현실을 새삼 일깨우는 사건이다.

[장박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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