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지난해 이어 세 번째 對시리아 침공
트럼프 성명 "美, 이 공격 지지하지 않는다"
EU·나토 등 국제사회, 터키에 비난·자제 촉구
사진=AFP |
[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터키가 9일(현지시간) 결국 쿠르드족을 향한 군사작전을 개시했다. 이른바 작전명 ‘평화의 샘’이다. 국제사회가 일제히 우려와 비난을 보낸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나쁜 생각”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미군 철수 결정이 ‘동맹’인 쿠르드족에 대한 터키의 침공 결정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게 정설인 만큼, 사실상 ‘뒷북’ 대응에 나선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터키군과 시리아국가군(SNA)이 시리아 북부에서 PKK(쿠르드노동자당)와 YPG(쿠르드족 민병대인 인민수비대), 다에시(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
일단 터키는 지상군 투입에 앞서 공습과 포격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리아 국영 언론과 쿠르드족 관리들은 “터키군이 국경 인근 라스알아인(Ras al-Ain)을 폭격했다”고 전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통해 “미국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 터키에 이러한 작전이 나쁜 생각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해왔다”며 “미국은 이 공격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미국과 쿠르드족은 2014년부터 동맹을 맺고 IS에 맞서왔다. 쿠르드족은 미국이 자신들의 독립을 지원해줄 것이란 기대 속에 1만1000여명의 희생을 치르면서 미국을 도왔다. IS가 세력을 잃는 데 가장 큰 공을 세운 게 쿠르드족이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 구역에 미국 병사들은 없다”며 “내가 정치 무대에 들어온 첫날부터 나는 이러한 끝없고 무분별한, 특히 미국에 이익이 되지 않는 전쟁을 하기를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해왔다”고 했다. 또 “터키는 일반인과 기독교도를 포함한 소수 종교 신도들을 보호하고, 인도적 위기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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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 시리아 북동부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을 철수하겠다고 선언했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에르도안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한 직후 성명을 통해 “터키가 오래 준비한 시리아 북부 군사작전을 곧 추진할 것”이라며 “미군은 그 작전에 지원도 개입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터키의 대 쿠르드 침공을 사실상 ‘나 몰라라’한 셈이다. 이에 여야 정치권은 물론 국제사회에서까지 비판이 거세지자 “터키가 도를 넘는 것으로 간주된다면 나는 터키의 경제를 완전하게 파괴하고 말살시킬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만 하루가 지나지 않은 전날(8일) “쿠르드를 버리지 않았다”고 반박하는가 하면, 터키를 향해서도 “우리의 파트너”라고 치켜세우는 등 오락가락 행보를 보였다. 앙숙관계인 터키와 쿠르드족에 대한 별다른 대책 없이 설익은 시리아 철군을 공식화해 논란만 키웠다는 비판이 제기됐던 이유다.
한편, 유럽연합(EU)과 나토 등 국제사회도 일제히 터키의 침공을 비난하거나 자제를 촉구했다.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유럽의회에서 “나는 터키와 다른 행위자들에 자제하고 진행 중인 작전을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옌스 스톨텐베르크 나토 사무총장도 터키에 “신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하이코 마스 독일 외무장관은 이날 성명에서 “우리는 터키의 시리아 북동부 군사 공격을 가능한 가장 강력한 표현으로 규탄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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