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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1 (화)

[Tech & BIZ] "한국서 성공한 제품 그대로 가져온다? 실리콘밸리에선 절대로 통하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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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스타트업이 자주 하는 실수는 좋은 제품을 그대로 복사(copy and paste)해오면 실리콘밸리에서도 통할 거라고 생각하는 겁니다. 절대 성공 못 합니다."(이기하 프라이머사제파트너스 대표)

지난달 24일(현지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에서 열린 'K글로벌 실리콘밸리' 행사장. "실리콘밸리 진출을 원하는 한국 스타트업을 위한 조언을 해달라"는 사회자 요청에, 한국·미국 벤처캐피털(VC) 대표들이 고언(苦言)을 쏟아냈다.

이기하 대표는 "이곳은 한국과는 전혀 다른 고객과 경쟁자가 있다"며 "완전히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임해야 한다"고 했다. "한국어로 된 웹사이트를 단순히 번역해서 쓰겠다는 생각도 버려야 한다"고도 했다.

윤필구 빅베이슨캐피털 대표는 "본인의 사업이 어떤 것인지에 따라 고려 요소가 다르다"면서 "사업이 B2B(기업 대상)인 경우 판매 절차가 좀 더 논리적이기 때문에 좋은 기술과 제품으로 성패를 걸어볼 수 있지만, B2C(소비자 대상)는 문화적 배경과 소셜네트워킹 역시 상당히 중요하기 때문에 확실하게 검증된 제품, 사업 모델이 없이는 힘들다"고 조언했다.

빌 라이컬트 개라지벤처 공동 창업자는 "우리는 방문자(visitor)를 좋아하지 않는다"며 "정말 진출하고 싶으면 여기에 직접 와서 사업에 전념하라"고 했다.

그는 "수많은 창업자가 찾아와서 해외 휴대폰 번호가 담긴 명함을 건네는데 우린 그들이 방문자일 뿐이라는 걸 잘 안다"며 "차라리 12달러 주고 명함을 새로 파라"고 했다.

또 "자유롭게 영어로 의사 소통할 수 있는 능력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무대에는 한국에서 온 15개 스타트업이 올라 수중 로봇, 여행 영상 플랫폼, AR(증강 현실) 안경 등 다양한 사업 모델을 발표했다. 최종 우승은 데이터 중심의 이동식 컨테이너 농장을 선보인 '엔싱(n.thing)'팀이 차지했다.

한국 ICT(정보통신기술) 스타트업·벤처의 해외 진출을 위해 매년 열리는 K글로벌은 올해 5G(5세대 이동통신)를 주제로 총 1700여 명이 참가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한국투자공사(KIC) 실리콘밸리 등이 공동 주관했다.





실리콘밸리=박순찬 특파원(ideach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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