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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1 (화)

[Tech & BIZ] 가격 비싼데 콘텐츠는 부족… 뜨뜻미지근한 8K TV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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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LG전자·소니 등 전 세계 TV 제조사들이 기존 TV보다 해상도가 월등하게 좋은 8K TV를 내놓고 있지만 관련 시장 전망치는 갈수록 쪼그라들고 있다. 비싼 가격에도 당장 8K TV로 볼 수 있는 콘텐츠가 부족해 소비자 반응이 뜨뜻미지근하기 때문이다. 8K는 4K TV보다 해상도가 4배 좋은 초고화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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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QLED 8K TV(왼쪽)와 LG전자의 OLED 8K TV. TV 업체들이 8K TV 신제품을 내놓고 있지만, 이런 TV의 화질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동영상 콘텐츠는 부족한 현실이다. /삼성전자·LG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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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시장조사 업체인 IHS마킷은 지난 9월 올해 8K TV 판매 전망치를 16만6700대로 발표했다. 이는 지난 7월 내놓은 전망치(21만5000대)보다 22.5% 낮은 것이다. 같은 조사 업체가 불과 두 달 새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것이다. 2020년 예상 판매량도 당초 7월엔 85만대라고 했다가, 9월에는 63만3700대로 낮췄다. 이번만 낮춘 것도 아니다. 이 조사 업체는 2018년 7월만 해도 8K TV가 2020년에 250만대 안팎이 팔릴 것으로 봤다. 이후 5차례나 전망치를 수정하면서 판매 예측량을 낮추고 있다. 이렇게 차세대 TV가 등장했는데 전망치를 줄곧 낮추는 일은 이례적이다. 한 TV 업계 관계자는 "2017년 말 일본의 샤프가 세계 최초로 8K TV를 내놓은 이후로, 단 한 번도 시장 전망치가 확대되지 않고 줄곧 줄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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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K TV의 고전에 대해 전문가들은 "소비자들이 현재 4K TV와 비교해 8K TV의 장점을 체감하기 어려운 게 이유"라고 보고 있다. 예컨대 소비자가 롯데하이마트와 같은 전자 판매점에 가서 4K TV와 8K TV를 봤을 때 육안으로 화질 차이를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다. 같은 크기에 가격은 수백만원이나 더 비싼데, 딱히 화질 차이를 못 느끼니 지갑을 열지 않는다는 것이다.

8K급 동영상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점도 한 원인이다. 8K TV에 맞는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서는 대당 수천만원짜리 고가 카메라가 필요하다. 현재 지상파 등에는 4K 방송도 보편화되지 않았다. 1편당 수천억달러를 쏟아붓는 넷플릭스가 최근 들어 4K TV에 맞는 화질의 콘텐츠를 제작하는 상황이다. 8K TV를 사봤자, 앞으로 한동안은 4K TV와 차이가 없는 셈이다. 시장조사 기관은 당초 "신기술이 등장하면 으레 얼리어답터들의 추종 매수세가 뒤따를 것"으로 봤다가 실제 판매량 추이가 기대에 못 미치자 전망치를 낮추고 있는 것이다.

TV 업계에서는 2020년 도쿄올림픽을 반전 기회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일본의 NHK는 8K로 올림픽을 생중계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8K 시장은 언젠가 반드시 열릴 피할 수 없는 새로운 시장"이라며 "도쿄올림픽 때 8K의 엄청난 화질을 경험한 소비자가 나오면서 반등 계기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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