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총리 日王 즉위식때 訪日회담 추진
이낙연 총리-아베 15분 안팎 만날듯
과거 친분 나눠… 대화 물꼬 기대
징용판결-수출규제-지소미아 3대 쟁점 시각차 커 낙관은 일러
정부 소식통은 9일 “이번 주 안에는 일왕 즉위식에 참석할 한국 대표가 확정될 것”이라며 “이 총리가 일본을 방문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여권 관계자는 “일본 측과 이 총리 방일을 전제로 논의 중”이라며 “이 총리와 아베 총리의 만남이 성사될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일왕 즉위식을 계기로 일본을 찾는 각국 주요 인사들과 약 50차례 개별 회담을 진행한다. 개별 회담은 도쿄 영빈관에서 21∼25일 진행될 예정인데, 즉위 행사 당일인 22일은 제외된다. 아베 총리는 15분씩 릴레이 개별 회담을 갖되, 필요에 따라 시간을 연장할 예정이다.
이 총리가 한국 대표로 일본 즉위식을 위해 방일하면 최중량급 참석자 중 한 명이 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에선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인 미치 매코널의 부인으로도 잘 알려진 일레인 차오 교통부 장관, 중국에선 왕치산(王岐山) 국가부주석 등이 참석한다. 영국의 찰스 왕세자와 사우디아라비아의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도 참석을 확정했다.
아베 총리가 한국 정부 인사를 공개적으로 만나는 것은 지난해 10월 대법원 강제징용 판결 이후 처음이다. 강제징용 판결과 한일 초계기 레이더 조준 논란, 일본의 수출 규제를 거치며 여권에선 그간 여러 차례 이 총리의 대일 특사 파견이 거론됐다. 이 총리의 방일이 성사될 경우 강제징용 판결 1년 만에 ‘지일파 총리 역할론’이 본격화되는 셈이다. 이 총리는 아베 총리와 인연이 없지 않다. 2005년 관방장관 지명자였던 아베 총리가 방한했을 때 서울 삼청각에서 함께 식사했던 적도 있다.
이 총리는 아베 총리를 만나 한일관계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할 것으로 보인다. 이어 강제징용 문제와 일본의 수출 규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등 3대 핵심 의제를 두고 한일 간 대화 시도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하지만 여전히 양국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대한 시각 차이가 커 낙관은 어려운 상황이다. 실제로 아베 총리는 4일 “한국은 중요한 이웃 나라”라면서도 “국제법에 의거해 (한국이) 나라와 나라 간의 약속을 준수하라고 요구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 외교소식통은 “일본 정치 상황을 볼 때 아베 총리가 강제징용 판결 문제에 대해선 강경 기조에서 물러서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일왕 즉위식에서 돌파구를 찾지 못하면 오히려 한일 갈등 장기화가 불가피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기재 기자 record@donga.com / 도쿄=박형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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