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무부, FFVD 대신 간단히 ‘완전한 비핵화’
이도훈(오른쪽)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2일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외교부 대상 국정감사에 참석해 박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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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일 3국 북핵 협상 수석대표가 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회동했다. 5일 스톡홀름 북미 실무협상이 결렬된 지 사흘 만이다. 어떻게 양측 간 대화 동력을 유지할지가 핵심 화두였다고 한다.
외교부는 9일 보도자료를 내고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미 워싱턴 방문 중 8일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한미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갖고 북미 실무협상(5일) 등 최근 북한 관련 동향 및 향후 대응 방향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또 “이 본부장이 비건 대표, 다키자키 시게키(瀧崎成樹)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과 한미일 및 한일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갖고 북핵 문제의 실질적 진전을 위한 3국 간 협력 방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고 덧붙였다.
이 본부장은 또 데이비드 스틸웰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와도 면담하고 북핵ㆍ북한 문제와 양국 간 관심 사안을 의논했다고 외교부가 전했다.
앞서 미 국무부도 연쇄 회동 직후 자료를 통해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하고 한반도에 항구적 평화를 가져오기 위한 한미 및 미일, 한미일 간의 지속적이고 긴밀한 대북 조율의 중요성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날 연쇄 협의는 ‘스톡홀름 노딜’ 뒤 처음이고 지난달 24일 뉴욕 유엔 총회 당시 3국 대표들이 만난 지 2주 만이다. 양자ㆍ3자 협의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난 이 본부장은 “어떻게 하면 지금부터 (북미) 대화의 모멘텀을 계속 살려나가느냐에 대해 주로 얘기했다”며 “한미 공조는 잘 되고 있고 앞으로도 그렇게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회동은 한미일 삼각 대북 공조 재확인이 주요 취지다. 3월 이 본부장 방미 당시 이뤄진 한미일 북핵 대표 회동을 언급하지 않았던 미국이 이번에는 3자 회동 사실을 공개했고, 한일 간 협의도 따로 열렸다. 한국 정부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ㆍ지소미아) 종료 결정 뒤 최악인 양국관계가 3국 간 안보 협력 및 대북 정책 조율에는 별 영향을 주지 못할 거라는 자신감이 짐짓 과시된 셈이다.
그러나 북한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자료에 포함된 ‘완전한 비핵화’라는 표현을 그 방증으로 해석할 수 있다. 통상 미 국무부는 북핵 문제 관련 공식 문서에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FFVD)라는 표현을 써왔는데 이걸 간단하고 포괄적인 말로 대체한 것이다. ‘완전한 비핵화’는 지난해 첫 북미 정상회담 결과물인 6ㆍ12 싱가포르 공동성명에 담긴 표현이고, 우리 정부가 사용해온 표현이기도 하다. ‘FFVD’에 대한 북한의 거부감을 감안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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