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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김주영기자의 軍Talk] '동맹국'과 '우방국' 차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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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아베 신조 일본 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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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우리의 유일한 동맹은 미국이고, 일본과는 동맹관계가 아님을 먼저 말씀드린다"
지난 8일 합동참모본부 국정감사에서 박한기 합참의장이 한 말이다. 박맹우 자유한국당 의원이 '곳곳에서 한미일 동맹의 완화, 붕괴현상이 나타난다. 동맹국 일본과는 원수가 돼있고 미국과는 의심스러운 관계가 돼간다'고 지적한 데 대한 답변이다.

지난 8월 22일 우리 정부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 이후 한미일 삼각공조, 한미일 동맹에 균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군 당국은 우리나라의 유일한 동맹은 미국 뿐이고, 일본과는 동맹이 아니라고 설명한다. 동맹과 비슷한 의미로 '혈맹'(血盟)이라는 표현이 쓰이기도 한다.

그만큼 한미는 정치, 사회, 경제 등의 측면에서 아주 밀접하고 끈끈하게 얽혀있다는 말이다.

그럼 일본과의 관계는 어떤 외교적 표현이 있을까. 국방부에 따르면 일본 등 그 외 국가와 우리나라는 '우방국' 관계이다. '우방국'의 사전적 의미는 '서로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 있는 나라'다. 동맹과 혈맹보다는 다소 관계의 정도가 낮은 수준인 셈이다.

국방부가 올해 초 발간한 '2018 국방백서'에서도 '동맹'이라는 표현은 한미 관계에만 쓰였다.

국방백서는 한미동맹에 대해 "지난 65년간 외부 위협으로부터 대한민국을 방위하는 것은 물론 우리 정치·경제발전에도 크게 기여해 왔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우리 군은 한반도와 동북아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중국, 일본, 러시아와 국방 협력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고 기술돼있다.

반면 일본과의 관계에 대해선 "한일 양국은 지리적, 문화적으로 가까운 이웃이자 세계 평화와 번영을 위해 함께 협력해 나가야 할 동반자"라고 표현했다.

한일 양국의 협력관계는 중국, 러시아, 동남아·오세아니아 국가와 비슷한 비중으로 명시돼있다.

그렇다면 '한미일 동맹'이라는 말은 어디서부터 시작된 걸까. 이는 철저히 미국의 주도로 시작됐다.

정확히 따지자면 '한미일 동맹'은 틀린 표현이다. '한미일 안보협력'이라는 표현이 더 명확하다. 한미일 안보협력의 기본 방침은 미국을 중심으로 한미동맹, 미일동맹을 유지한 상태에서 한일이 손잡는 것이다.

한국과 일본이 안보협력을 하기까지는 역사적으로 쉽지 않은 과정을 겪어왔다.

1965년 한국과 일본은 어려움 끝에 국교정상화를 이뤘고, 그 이후 미국은 계속해서 한국과 일본에 양국이 안보협력을 하길 요청했다.

그러나 오랜시간 좀처럼 진전되지 않던 한미일 3국 안보협력은 지난 2016년 한일 지소미아 체결을 통해 처음 구체적인 모습으로 실현됐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은 한미일 3국 안보협력의 중요성을 더욱 강조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안보 비용과 책임을 덜기 위해 지속적으로 동맹국들에게 안보비용 분담을 요구하고 있다.

한일 안보협력을 통해 중국과 북한 위협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고, 더 넓게는 동북아 지역 안보책임을 한일이 지게 하겠다는 것이다.

이같이 공들여 어렵게 묶어 놓은 한미일 안보협력의 고리가 우리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으로 깨지자 미국이 계속해서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있는 것이다.

ju0@fnnews.com 김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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