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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조국사퇴”vs“우리가 조국”…한글날도 이어진 조국 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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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9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범보수단체 주최로 조국 법무부 장관 사퇴 촉구 집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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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날인 9일 서울 광화문광장과 여의도 일대에서 또 ‘조국 내전’이 벌어졌다. 광화문에 모인 이들은 조국 법무부 장관 반대를 넘어 문재인 정권 퇴진을 주장했고, 여의도에서는 “우리가 조국이다”란 외침이 울려 퍼졌다.

이날 조 장관 반대 집회는 개천절인 지난 3일 광화문광장 집회를 주도한 문재인 하야 범국민투쟁본부(투쟁본부)가 다시 열었다. 투쟁본부 측은 “인원을 따로 집계하지 않는다”고 밝혔지만 투쟁본부 총괄대표인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은 오후 1시쯤 무대에 올라 “시청 앞까지 시민들이 가득 찼기 때문에 참가 인원이 500만명을 돌파했다”며 “2시쯤에는 아마 1,000만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전날 투쟁본부는 “정치인을 무대에 올리지 않을 계획”이라고 했지만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이 무대에 올라갔다. 그는 “법을 다루는 법무부장관인데, 자녀 부정입학과 재산 빼돌리기 등의 의혹이 제기됐다”며 “문재인 정부는 조국을 파면하라”고 말했다. 3일 집회에서 마이크를 잡았던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당 차원에서 군중을 동원했다는 지적을 의식한 듯 공개 발언은 하지 않았다.

투쟁본부 소속 목사들은 무대에서 ‘빨갱이’ ‘주사파’ 등 극단적인 표현을 쏟아내며 정부를 비판했다. 전광훈 대표회장은 “남로당과 주사파의 찌꺼기가 지금 대한민국을 해체하려 하고 있다”며 “대한민국은 지금 죽느냐 사느냐의 갈래에 놓여있다”고 말했다. 이어 “빨갱이와 조국, 문재인은 이따위로 나가면 이완용보다 1,000배 더 벌을 받는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고영일 기독자유당 대표도 “청와대에 빨갱이가 있다. 빨갱이는 내려오라”고 말했다. 전 대표는 3일 집회에서 그랬던 것처럼 “가장 기쁜 시간이 왔다”며 집회 참가자들에게 헌금을 독촉했다.
한국일보

서울대 집회 추진위원회가 9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배포한 인턴십 활동 예정 증명서. 손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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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범보수집회에 합류했던 서울대 광화문 집회 추진위원회는 이날 정오쯤 청계광장에서 ‘서울대 문서위조학과’ 명의의 인턴십 활동 예정 증명서를 나눠주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조 장관 자녀가 서울대 법대 공익인권법센터에서 인턴십을 마치기 전 예정증명서를 받은 것을 풍자하는 의미다. 김근태 추진위원장은 “여러 형식으로 인턴증명서를 남발하고 공문서 위조까지 한 것에 분노해서 유쾌한 방식으로 비꼬고자 퍼포먼스를 하게 됐다”며 “조국 사태에 정부는 책임을 질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열린 조 장관 옹호 집회는 인터넷 커뮤니티 ‘루리웹’의 정치유머게시판 회원들로 구성된 ‘북유게사람들’이 주최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우리가 조국이다’는 피켓을 들고 “공수처를 설치하라” “조국을 지키자” 등의 구호를 외쳤다. 주최 측은 이날 집회에 3,000여명이 참가했다고 추산했다.

손성원 기자 sohnsw@hankookilbo.com

김진웅 기자 woong@hankookilbo.com

최은서 기자 silve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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