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희동 교통섬 도로공간 재편 사업 후 모습./ 서울시 |
서울시가 을지로와 세종대로의 차도를 줄이는 등 사대문 내 도로 다이어트를 본격화한다.
서울시는 9일 을지로, 세종대로, 충무로, 창경궁로 도로공간 재편 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추진 계획을 밝혔다.
도로공간 재편 사업은 도로의 수나 폭을 줄여 생긴 공간에 보행안전시설과 편의시설, 녹색·공유교통 공간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을지로 시청삼거리~동대문역사문화거리에 이르는 2.5km 구간은 6차로를 4차로로 줄인다. 세종대로 교차로에서 서울역 교차로 1.5km는 기존 10~12차로에서 6~8차로로 바뀐다. 일방통행으로 운영 중인 충무로(1km)와 창경궁로(0.9km)도 1개 차로를 축소한다. 차로가 사라진 공간에는 보행로와 자전거 전용도로, 공유차량 주차장 등이 들어선다.
을지로 서울광장 인근부터 DDP 주변은 2차로가 줄어든다. 시는 보도를 확충하고 단절된 자전거 도로를 잇는다. 공유차량 주차 및 조업 주차 공간 90면을 배치해 보행자와 지역주민을 배려하는 공간으로 개선한다.
을지로 3~5가는 보행친화 공간으로 다시 태어난다. 현재 양측 3개 차로가 조업주차 공간으로 운영되고 있고 지하도 진출입부 환기시설, 배전함, 불법적치물로 보행여건이 열악한 지역이지만 이번 공간 재편을 통해 걷기 좋은 곳으로 변신할 예정이다. 시는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띠 녹지를 배치하고 보도 위 지장물을 없애 무장애 보행환경을 만든다.
세종대로는 차도가 30~40%가량 줄어든다. 보도가 확장되고 자전거 전용도로, 나눔카 주차장 등이 생긴다.
충무로와 창경궁로 내부 35개 지점에는 고원식 횡단보도를 설치해 차량 통행 속도 저감을 유도하고 보행자 편의를 높인다.
서울시 관계자는 "수문장교대식으로 많은 외국인 관광객이 찾는 대한문 앞 보도를 최소 5m 이상 넓히고 숭례문으로 바로 연결되는 횡단 보도를 새롭게 만든다"며 "광화문에서 숭례문, 나아가 남산과 서울로7017까지 한번에 연결되는 관광 명소가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도로 재편 사업이 진행 중인 퇴계로 2.6km 구간은 내년 5월 완공된다. 기존 1.2~3m 보행공간이 6m까지 넓어진다. 따릉이 대여소 4곳이 설치되고 나눔카 대여지점 3곳과 조업주차 공간이 마련된다.
시는 2025년 녹색교통지역 내 21개 주요 도로에 대한 공간 재편이 마무리되면 보행 공간이 15만6810㎡(시청광장 12배)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시는 국내 최초로 녹색교통 진흥지역으로 지정된 한양도성 지역의 녹색교통(자전거, 대중교통) 이용 공간을 2배로 늘려 2030년까지 승용차 교통량은 30%, 온실가스 배출량은 40% 줄인다는 계획이다. 도로공간 재편 사업을 서울 전역으로 확대하기 위해 내년 기본구상 용역에 착수한다.
황보연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도심 공간 재편 사업을 시 전역으로 늘려 시민들의 보행권을 혁신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걷는 도시를 통해 시민 삶의 질을 높이고 지역 곳곳에 활력을 불어넣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현정 기자 hjk1@metr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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