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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강아지 귀여워 덥썩 데려온다? 개 주인은 책임감부터 키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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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오래] 신남식의 반려동물 세상보기(35)



각종 통계에 따르면 국내 가구의 25%가 반려동물을 기르고 있다. 반려동물 관련 시장은 매년 10% 이상 성장을 거듭해 올해는 3조원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 사람의 출생률은 하향이지만 반려동물의 소유는 늘어간다. 경제가 좋지 않다고 하는데 반려동물 산업은 고도성장을 하고 있다.

외형적으로는 성장의 모습을 보이지만 ‘사람과 동물의 공존’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아직도 아쉬운 점이 많다. 동물 학대, 유기동물, 맹견, 안락사, 식용문제 등에 대한 논란이 지속하고 있다. 반려동물의 입양부터 무지개다리를 건널 때까지 주인의 책임의식과 사회적 지원이 요구된다. 이러한 것들을 다시 한번 짚어보고 개선점을 정리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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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산업은 매년 고도성장을 하고 있지만 '사람과 동물의 공존' 측면에서 보면 풀어야 할 숙제들이 많다. 동물 학대, 유기동물, 안락사 등은 우리가 고민해야 할 문제들이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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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입양 전에 주인으로서 새겨야 할 것이 몇 가지 있다. 먼저 동물과 놀아주고 운동하며 함께 할 시간적 여유가 있는지 판단하는 것이 우선이 된다. 보호자 없이 집안에서 홀로 지낸다면 정신적 고통과 이상행동이 나타날 수 있다. 반려동물을 돌보는 데는 음식 건강관리 미용 등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 이와 같은 비용을 무리 없이 충당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가정환경은 동물이 지내기에 적합해야 한다. 가족 모두가 입양을 원하는지, 활동하기에 적절한 공간은 확보되는지, 주변에 위험한 것은 없는지 등을 살펴보아야 한다.

입양 후에는 주인의 책임감이 강조된다. 반려동물에 대한 위생 영양 행동 등 폭넓은 지식을 습득해야 하고 통제할 수 있는 기본적인 교육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교육에서는 반려동물의 품성을 결정하는 생후 3주~ 12주의 어릴 때 사회화 교육이 가장 중요하다. 사람과 환경에 두려움 없이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는 과정으로 이 시기에 다양한 사람과 환경을 경험해주어야 한다. 사회화 교육은 견인줄(leash)을 하고 걷는 것과 앉아, 엎드려, 기다려 등 명령어에 대한 학습능력을 향상시키고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는 능력을 높일 수 있다.

반려동물은 집안에서도 관리를 잘해야 하지만 함께 외출 시에는 많은 주의가 필요하다. 공원을 산책하거나 걸어서 이동할 때에는 반드시 견인줄을 하고 분변을 수거할 휴지와 비닐봉지는 필수다. 견인줄을 길게 늘어뜨리는 것은 다른 사람의 보행을 방해하고 이웃의 안전에 문제가 될 수 있어 가능한 짧게 해야 한다. 몸집이 크거나 공격성향이 있는 개는 입마개를 하여 주변 사람의 불안감을 없애주어야 한다.

차량으로 이동할 때에는 평소에 잠자리로 사용하는 크레이트를 이용하여 뒷좌석에 고정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아직도 반려견을 무릎에 앉히고 운전하는 광경을 쉽게 볼 수 있는 데 이는 매우 위험하다. 창문을 열고 운전하는 경우는 더더욱 위험하다. 운전 중 집중력을 흐리게 하고 개는 호기심이 많아 흥분상태에서 뛰어내리는 등 돌발행동을 할 수도 있다. 이러한 운전행태는 음주운전보다도 더 위험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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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동물의 수는 계속 늘어가는 추세이다. 유기동물은 보호자의 책임감 부족에서 시작되는 것이 대부분이다. 사진은 울산유기동물보호센터.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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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인 문제로는 유기동물과 식용문화를 들 수 있다. 유기동물의 수는 계속 늘어가는 추세고 작년에는 공식집계가 12만 마리를 넘었다. 유기동물이 늘어나면서 구조 관리비용도 200억원 이상이 소요되었다. 길고양이 개체수 조절사업에도 70억원 가까운 예산이 투입되었다. 유기동물은 보호자의 책임감 부족에서 시작되는 것이 대부분이다. 때문에 이러한 사회적 비용이 증가하면서 일부에서는 소유자에게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구조 관리되지 못하고 길거리와 야산을 헤매는 유기동물의 수도 셀 수 없다. 특히 이들은 위생관리가 안 되어 광견병이나 SFTS 등 치명적인 전염병을 옮길 수 있다. 반려동물관리를 좀 더 철저히 해야 할 이유다. 반려동물 소유자의 인식개선에 대한 교육프로그램 개발과 동물등록제도의 보완이 절실한 시점이다.

반려동물의 식용금지는 선진국뿐만이 아니라 세계적인 흐름이다. 식용문제는 동물 학대까지 이어진다. 제대로 된 의료서비스도 못 받고 좁은 공간의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고통을 받는다. 죽음의 과정에서는 생명체로서의 가치도 인정되지 않는다. 의식 수준의 향상과 동물보호단체 등의 노력으로 계속 줄어들고 있으나 관련법과 제도의 정비로 빨리 종식시켜야 할 행위다.

인도의 마하트마 간디는 일찍이 “한 국가의 위대함과 도덕적 진보는 그 나라의 동물들이 어떻게 대우받는가에 따라 판단될 수 있다”고 했다. 반려동물을 바라보는 시선은 나라와 개인마다 다를 수 있다. 그러나 시대의 흐름에 맞는 동물과의 지속적인 공존방법은 다를 바 없을 것 같다.

신남식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명예교수·㈜ 이레본 기술고문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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