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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6 (목)

이탈리아 의원 수 3분의 1 줄인다…30년 만에 하원 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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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5명→600명, 연간 1300억 절약

집권 오성운동 공약에 다른 정당 동의

의정 효율화 vs "로비스트만 좋은 일"

국민투표 통과시 2023년 시행 예정

중앙일보

집권 오성운동을 이끄는 루이지 디 마이오 이탈리아 외무장관(갸운데)이 의원 수를 대폭 줄이는 법안이 하원을 통과한 후 의자가 그려진 현수막을 찢는 행사를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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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의회가 의원을 3분의 1 이상 줄이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연간 예산 1억 유로(약 1314억원)가량이 절감될 전망이다. 이탈리아에서 의원 감축은 30년 전부터 논의됐는데, 이번에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탈리아 하원은 8일(현지시간) 의원 정수를 945명에서 600명으로 줄이는 법안에 대해 표결을 벌여 찬성 553표, 반대 14표로 가결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 법안에 따르면 하원 의원은 630명에서 400명으로, 상원은 315명에서 200명으로 줄어든다.

의원 수 감축은 포퓰리즘 정당으로 불리는 오성운동의 공약이었다. 오성운동은 극우 동맹당과 집권 연정을 해오다 동맹당이 탈퇴하자 현재 중도좌파 민주당과 연정을 꾸리고 있다. 오성운동 측은 예산 절감과 의정 효율화를 위해 의원 수를 대폭 줄이자고 해왔다.

오성운동은 블로그를 통해 “약속을 지켰다"고 밝혔다. 오성운동은 해당 법안이 거의 모든 정당의 지지를 받았다고 밝혔다. 특히 의원 세비와 활동비 등이 줄어 연간 1억 유료(약 1314억원) 가량의 예산을 아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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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 수 대폭 감축안이 이탈리아 하원 표결에서 가결되는 모습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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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카르도 프라카로 국무장관은 “기다리던 날이 왔다. 30년가량 지켜지지 않던 약속이었지만 의원을 줄이는 게 이제 현실이 됐다. 새로운 정치의 계절이 시작됐고, 이제 국민이 중심에 서게 됐다"고 ANSA통신에 말했다. 오성운동을 이끄는 루이지 디 마이오 외무장관도 “이탈리아를 위한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말했다.

이번 법안에 대해 연정에 참여 중인 오성운동과 민주당은 물론이고 마테오 렌치 전 총리가 민주당을 탈당해 만든 중도 이탈리아 비바(IV), 극우 성향의 동맹 및 이탈리아형제들(FdI), 그리고 중도우파 성향의 전진 이탈리아(FI) 등 주요 정당이 모두 찬성 입장을 밝혀왔다. 하원이 조만간 헌법 수정안을 통과시키면 해당 법안은 국민투표에 부쳐진다. 국민투표를 통과하면 새 총선을 거쳐 차기 의회가 시작되는 2023년에 적용될 전망이다.

의원 수 축소에 반대하는 이들은 민주주의가 약화하고, 로비스트의 영향이 커질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런던=김성탁 특파원 sunt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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