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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5 (수)

[#복세편살]‘초성시대’ 도래했다!..."ㅇㅈ?" "어,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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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실시간 초퀴' 10대 청소년들 만남 촉매제 역할

기업들 초성퀴즈 통한 브랜드 홍보 효율성 톡톡

"과한 신조어 사용은 오히려 원활한 의사소통 막기도"

문제 1: 얼짱, 강추, 지못미, 솔까말

문제 2: 버카, 낄끼빠빠, 할많하않, 인싸·아싸, 얼죽코·얼죽아

문제 3: ㅇㄱㄹㅇ, ㅃㅂㅋㅌ, ㅈㄴㄱㄷ, ㄱㅆㅇ, ㄷㅆㅇ, ㅇㅈ

첫 번째 문제도 모르겠다면 조금 심각합니다. 두번째 문제에서 막힌 당신, 조금 더 노력해야겠군요. 마지막 문제까지 풀었다면 당신은 젊은 세대와 어느 정도 발맞춰가고 있다고 생각해도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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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성어는 게임 채팅 창이나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자주 사용되면서 퍼지게 됐습니다. ‘ㄱㄱ(고고-시작하다)’, ‘ㅈㄱ(즐겜-즐거운 게임의 약자)’, ‘ㄹㄷ(레디-준비하다)’ 등이 있습니다. 사람들이 자주 쓰는 단어를 쉽고 빠르게 입력하다 보니 초성만 남게 됐고. 점차 확장되면서 10~20대 사이에서 일상어가 되어버린 것입니다. 이를 모티브로 CU는 디저트 제품 ‘ㅇㄱㄹㅇ ㅂㅂㅂㄱ(이거레알 반박불가)’을 출시하기도 했습니다. 또 한 코미디 프로그램에서는 10대들이 사용하는 초성어 ‘급식체’에 대한 ‘역사강의’를 패러디하면서 유튜브 조회수 10만 회 이상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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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즈의 보상은 무엇일까요? 바로 ‘반모(반말모드)’ 또는 정답자 유튜브 채널의 ‘구독’입니다. 초성퀴즈를 출제하는 주체자가 참여자에게 퀴즈를 다 맞추는 대가로 해주는 겁니다. 일반 보상이랑은 좀 다른 양상입니다. ‘친목’이 이들에게 ‘보상’일 정도로 큰 가치임을 알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같은 과정에서 ‘초성퀴즈’가 도구로 활용될 만큼 중요한 요소라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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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오전 캐시슬라이드 앱에서는 ‘바○○○ 실시간 초성퀴즈’가 출제됐습니다. ‘바○○○은 ㅈㄱㄱㅁㅇㅇ에 효과적인 도움을 바디케어제품이다’라는 문구에서 초성이 의미하는 단어를 입력하라는 퀴즈였습니다. 퀴즈 하단에는 네이버를 암시하는 초록색 검색창 그림과 함께 안내문이 있었습니다. “바○○○ 머슬건을 입력하고 힌트를 찾아보세요” 네이버에 해당 키워드를 검색하자 쇼핑 광고와 정답을 알려주는 온라인 기사가 줄줄이 나왔습니다. ‘자가근막이완’. 기사를 통해 알게 된 정답이었습니다. 답을 캐시슬라이드 앱에 입력하자 3,000원의 적립금이 지급됐습니다. 캐시슬라이드 앱에서 현금처럼 쓸 수 있습니다. 토스 행운퀴즈는 통장으로 송금할 수 있는 ‘토스머니’를, OK 캐쉬백은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를 지급합니다. 각 기업마다 진행하는 초성퀴즈 이벤트들의 명칭은 모두 다르나 비슷한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이처럼 초성퀴즈는 젊은 층을 겨냥한 브랜드 홍보 수단으로 효율성을 톡톡히 발휘하고 있습니다. 초성퀴즈 이벤트에 자주 참여하는 A(24)씨는 “퀴즈를 맞히면 돈을 주는 맛에 여러 번 초성퀴즈에 참여하고 있다”며 “실제 상품 적립금 150원을 받은 적이 있는데 많지는 않지만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광고가 1주일에 4회 정도 오는데 그때마다 네이버 검색어 1위를 달성하는 걸 보면서 광고효과가 좋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유행의 선두주자, '초성어' 부작용 초래하기도

하지만 초성어 등 신조어 사용은 부작용도 있습니다. 신조어를 모르는 사람들은 그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죠. 구인구직 사이트 ‘인크루트’와 모바일 설문조사 플랫폼 ‘두잇서베이’가 각 회원을 대상으로 ‘2017년 신조어 점검’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당시 응답자의 36%는 신조어로 인해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은 적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신조어를 사용할 때 어떤 태도를 취하는 것이 바람직한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71%는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없도록 해야 하며 적극적으로 사용하지는 말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조성문 한양대학교 국어국문학 교수는 “신조어의 부정적 측면을 축소하기 위해서는 언어로 접근하기보다는 결국 ‘소통’에 집중해야 한다”며 “젊은 세대는 초성어와 같은 신조어를 어른들에게 사용할 때는 설명해줄 수 있는 태도가 필요하며, 어른세대의 경우에는 부정적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보다 한 걸음 다가가 먼저 질문할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정아임인턴기자 star45494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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