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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8 (월)

‘DLF 무더기 손실’ 은행장들 21일 국감도 안 나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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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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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정무위원회 여야 간사들이 해외 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무더기 손실 사태로 논란을 일으킨 우리ㆍ하나은행장의 국정감사 증인 채택 협의에 나섰다. 하지만 두 은행장은 이달 중순 재차 외국 출장 길에 오를 예정이라 벌써부터 불참 가능성이 제기된다.

7일 국회와 금융권에 따르면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과 지성규 하나은행장은 14~20일 미국에서 열리는 국제통화기금(IMF)ㆍ세계은행(WB) 연차총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두 은행 모두 은행장의 미국 출장 계획을 확인하면서도 세부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출장 중 글로벌 투자자 미팅, 현지 법인ㆍ지점 방문 등의 일정을 소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무위는 두 은행장을 오는 21일 열리는 종합감사에 출석시키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국정감사에 기관 증인이 아닌 일반 증인을 출석시키려면 적어도 7일 이전, 이번 종합감사의 경우라면 오는 14일까지 당사자에게 ‘증인출석요구서’를 송달해야 강제력이 있다. 하지만 증인 채택이 성사되더라도 두 사람이 출장 일정을 들어 ‘불출석사유서’를 제출하고 불참할 수도 있다. 국회 관계자는 “불출석 증인에 대해선 추후 사유가 불가피했거나 정당한지를 따져보고 고발할 수도 있지만 실제 고발로 이어지는 경우는 흔치 않다”고 말했다.

앞서 정무위는 금융위원회(4일)와 금융감독원(8일) 국정감사에 두 은행장을 부르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조국 법무부 장관 가족이 투자한 사모펀드 관련 문제로 이견이 컸던 여야가 증인 채택 합의에 실패하면서 출석이 불발됐다. 그러자 지 행장은 지난 1일, 손 회장은 2일 각각 외국 출장을 갔다. 베트남 현지 은행 지분인수 건을 논의하러 갔던 지 행장은 지난 4일 귀국했고, 중동ㆍ유럽 등지에서 기업설명회(IR)를 진행한 손 회장은 오는 9일 귀국 예정이다.

문제의 DLF 주요 판매처였던 두 은행 수장의 국감 불참은 뒤늦게 논란이 됐다. 지난 4일 금융위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은 이들의 출장을 ‘도피성 출장’이라 비난하며 “두 은행장이 나와야 왜 이런 사태가 벌어졌는지 질문하고 피해자 구제 방안에 대한 답변도 들을 수 있다”(김정훈 자유한국당 의원)며 증인 출석 필요성을 주장했다. 이에 민병두 정무위원장은 “DLF 사태에 국민 관심이 높은 만큼 조 장관 문제와 무관한 우리ㆍ하나은행장의 국감 증인 채택 문제는 여야 간사가 협의해달라”고 주문했다. 국감 당일 “(은행장도)책임질 일이 있으면 엄중히 책임져야 한다”고 발언한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7일에도 “금감원 조사에서 책임소재가 확실히 드러난다면 원칙적으로 경영진도 책임을 져야 한다”며 재차 두 은행장을 압박했다.

두 은행장이 국정감사에 나오지 않으면 DLF 사태와 관련해 내놓았던 사과의 진정성을 의심받게 될 거란 지적이 나온다. 손 회장은 윤석헌 금융감독원장과 시중은행장의 간담회가 열린 지난달 23일 “고객에게 송구하다. 분쟁조정위원회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히고 간담회엔 불참했다. 지 행장도 금감원이 DLF 사태 중간조사 결과를 발표한 지난 2일 사과한다는 입장을 냈다. 한 DLF 피해 고객은 “두 은행장이 면피성 사과를 남발한다는 비난을 듣지 않으려면 국회에 출석해 DLF 사태의 전말을 소상히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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