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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SK그룹, '딥체인지'로 체질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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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최태원 SK 회장이 지난 8월 22일 경기도 이천 SKMS연구소에서 열린 ‘2019 이천포럼’ 마지막날 행사에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과 인공지능 등 혁신기술을 활용, 딥 체인지를 가속화하자는 마무리 발언을 하고 있다. 제공 I SK그룹



SK그룹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기업의 혁신을 담보하기 위해 ‘딥 체인지(Deep Change)’를 연일 강조하고 나섰다. 그룹의 주력 사업인 반도체 산업의 소재 부품 국산화와 통신 분야의 5G(5세대 이동통신) 기술을 기반으로 향후 10년간 기업의 새로운 먹거리를 만들어 나가겠다는 포부도 드러내고 있다.

7일 재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최근 일본의 반도체 소재 부품 수출 규제와 관련해 일본이 최근 3개월간 단 한 건의 수출도 허가하지 않았던 액체 불화수소(불산액)의 국산화에 성공했다. SK하이닉스는 이미 중국산 액체 불화수소에 대한 테스트를 완료해 일부 공정에 투입하고 있지만, 회사 측은 소재부품 국산화 차원에서 국내산 액체 불화수소에 대해서도 테스트를 완료, 공정에 투입했다고 밝혔다. 불화수소는 액체와 기체 두 가지 형태로 반도체 제조공정 중 회로를 깎아내고 세척하는 과정에 사용되는 핵심 소재다.

◇ 최태원, 구성원 DNA부터 바꿔라

SK그룹은 ‘외부로부터 흔들리지 않는 그룹문화’를 만들기 위해 새로운 기술 혁신에도 아낌없는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회사 측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과 인공지능(AI)등 혁신기술을 딥 체인지의 핵심 동력으로 삼고, 이들 기술의 글로벌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그룹 역량을 결집시키기로 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8월 ‘SK판 다보스포럼’이라 불리는 이천포럼에 참석해 “AI, DT 등 혁신기술을 활용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한편, 우리 고객 범위를 확장하고 고객 행복을 만들어 내야 한다”며 “이를 통해 SK가 추구해 온 딥 체인지를 이룰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대표 기술들이 고객 가치 창출로 연결돼야 한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최 회장은 이 자리에서 또 “거래비용을 최소화하고, 고객이 원하는 가치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게 하는 혁신기술을 활용하지 못하면 SK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며 디지털 기술 역량 강화는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특히 “이를 통해 우리의 고객이 누군지 재정의하고, 각 고객에게 맞춤형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의 이 같은 주문에 내년 1월 구성원들의 딥 체인지 역량을 향상 시키기 위해 그룹 싱크탱크인 SK경영경제연구소와 기업문화 교육기관인 SK아카데미 등 역량개발 조직을 통합한 ‘SK University(SK유니버시티)’를 출범한다. 국내기업 최고 수준의 교육·연구 전문조직을 운영해야 구성원들이 4차 산업혁명 등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게 돼 결국 딥 체인지가 가능하다는 최 회장의 경영방침에 따른 것이다.

◇ 상무·전무직 없다…임원제도도 개편

최태원 회장은 그간 “급속한 경영환경 변화에 따라 인적 자본(Human Capital)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절실한 시점”이라며 “구성원들은 SK유니버시티를 통해 미래역량을 기르고 축적하게 될 것이며, 이것이 곧 구성원들의 지속적인 성장과 행복을 위한 변화의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강조해 왔다.

실제로 AI와 DT가 확산되면서 대기업·중소기업 등 전통기업의 종전 업무가 사라지거나 업무 형태가 바뀌는 것은 물론 일의 성과를 좌우하는 핵심 역량도 달라질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 때문에 SK그룹은 태스크포스(TF)를 발족해 그동안 개별적으로 운영해왔던 연수원, 연구소, 사별 교육프로그램 등을 통합하는 방식으로 인적 자본에 대한 강력한 변화와 투자를 이끌어 나가기로 했다.

특히 SK유니버시티는 교육기능 뿐 아니라 미래산업과 이에 필요한 역량을 끊임없이 탐색해 교육 커리큘럼으로 반영하는 등 연구 기능까지 동시에 수행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 기회 창출, 비즈니스모델 실행력 제고, 구성원의 성장욕구 충족 등이 가능해지고 SK그룹 전체의 지속가능 성장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1월 출범 시에는 AI, DT, 사회적 가치, 글로벌, 행복 등 커리큘럼으로 시작해, 순차적으로 미래 반도체와 에너지 솔루션, 디자인 역량, 리더십, 경영일반 역량 등의 과정으로 확대해 나간다.

이와 함께 SK그룹은 수평적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해 지난 8월부터 임원제도를 직책 중심으로 변경했다. 상무와 전무 호칭을 없애고 직책이 없는 임원은 ‘부사장(vice president)’으로 호칭을 통일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임원의 보수도 직급과 관련성이 약해져 직급은 동일하지만 보수는 훨씬 높게 받는 사례가 발생할 수 있다. 이는 내부 핵심 인재들이 직책보다 연구개발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하고 성과에 의한 보상 체계를 마련해 기업 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 된다.

최근 최태원 회장도 각 계열사 임직원들과 만나 “디지털 경제 시대가 시작됐는데도 일하는 장소와 시간, 인센티브 지급 방식이 과거에 머무르면 구성원들의 행복을 이룰 수 없다”면서 평가와 보상 체계의 대대적인 개편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헌기자 11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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